2009년 7월 6일 월요일

채소밭 일지/7월

7/2 첫 오이 따다. 오늘은 한 개지만 내일부터는 매일 딸 수 있을 것 같다. 식구들이 엄청 반갑게 오이를 맞는다. 무지 달다. 모종 키워주신 Mrs. Lee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7/5 벌써 지난 달부터 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윤달이 끼면 과일이 잘 된다고 하는데 지금이 윤달이라 그런지 높은 낮 온도 덕에 여름 채소들이 잘 자라고 있다. 오이는 오늘까지 14개를 수확했다. 올해 처음으로 왈라왈라 스윗 양파 (Walla Walla Sweet Onion)를 심어보았는데 종이같은 얇은 껍질이 생긴 걸보니 이제 수확할 때가 된 것 같다. 이 양파는 매운 맛이 덜해서 샐러드에 섞어 그냥 먹을 예정이다. 씨앗용 양파는 woodinville에 있는 Molbak에서 봄에 보이길래 샀는데 유기농으로 약 30-35개쯤 들어 있는 것을 $1.99에 샀다. 3 일전에 씨 뿌린 채소들이 벌써 싹이 올라온다. wheatgrass, 샐러드용 모듬 상치, 비트, 실란트로, 고마찌나등을 심었는데 귀엽게 올라온 3일생 wheatgrass 를 사진으로 올린다. 윗그래스는 한뼘 정도 키워 생즙을 짜 먹어볼 예정이다. 고마찌나 또한 처음 심어보는 일본 야채인데 씨앗은 아는 분이 주셨고 박쵸이와 비슷하지만 줄기가 조금 짧고 잎사귀가 엄청 푸르다. 어릴 때 상추처럼 잎사귀를 하나씩 떼어 상치 쌈이나 샐러드에 섞어 먹을려고 심었다. 고마찌나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으면 아래 사진을 클릭해서 확대 사진을 보세요.

부추 쪼개어 심기

부추는 우리집에서 가장 사랑받는 야채다. 겉절이, 각종 김치에 꼭 함께 넣어야 하고, 국, 생선 조림, 부치개등 너무나도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는 부추는 키우기가 너무 쉽다. 한번만 심어두면 봄부터 겨울 서리 내릴 때까지 한달에 한 번씩 계속 잘라 먹을 수 있고 물 주기 외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단지 4,5년마다 캐서 다시 심어주면 자라는 속도도 빠르고 좀 더 부드러운 부추를 먹을 수 있다. 첫 사진에서 보다시피 5년정도 키우면 늙은 뿌리들이 꽉 들어 차 있어 새 뿌리들이 더 이상 자라나갈 공간의 여유가 없다. 방법:
  • 부추를 모두 캐 내어 하나하나 따로 뜯어 낸다.
  • 세 번째 사진처럼 잔뿌리 몇개 붙여진 곳에서 늙은 뿌리를 잘라내고 남은 잔뿌리도 2인치 정도 길이로 잘라 정리한다.
  • 정리된 부추들을 4-5개씩 모아 한 곳에 심되 잎사귀가 시작되는 곳이 흙 속에 1인치정리 묻히도록 깊이 심어준다. 그래야 자를 때 흙 아래 쪽에서 자르고 흙에 묻인 부분이 흰색이라 연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부추의 흙을 쉽게 씻는 방법이 있다. 부추를 잘라 모아 두면 잘린 곳에서 즙이 나와 흙이 붙은 상태에서 마르게 되고 밭 일을 모두 끝내고 씻을려면 묻은 흙이 잘 떨어지질 않는다. 물론 솔로 씻어내면 되겠지만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다. 부추를 자를 때 아예 그릇에 물을 담아 시작하고 자르자마자 자른 부분이 물에 잠기도록 담아두거나 자른 부분을 물에 한번 헹구어 다른 그릇에 모아도 된다. 즙이 물에 씻겼기 때문에 자른 부분이 깨끗해서 부추 씻기가 아주 쉽다.

밭으로 벌들 유인하기

한국에서 고수라고 불리운다는데 미국에서는 실란트로(cilantro)라고 하는 허브로 멕시코나 아시안 음식에 많이 사용되고 딸이 좋아하는 허브라 해마다 꼭 키운다. 이 향기를 좋아하는 분들은 상추 쌈에 얹어 먹기도 한다. 주로 봄에 나는 따로 심지 않는데 방법은 사진처럼 꽃이 피도록 두었다가 일부 씨앗이 익도록 두면 내년 봄 적당한 때에 맞춰 저들이 알아서 올라온다. 사진의 허브들도 그렇게 모두 올라온 것들이다. 이 사진을 올린 이유는 cilantro를 소개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이 꽃처럼 잔잔한 꽃들을 벌들이 좋아한다는 얘길 하기 위해서다. 실란트로 외에도 나의 밭 가운데 10년이상 자란 thyme이 있는데 꽃이 좀 더 작고 같은 흰색인데 호박벌들이 엄청 좋아한다. 늦봄에 이런 꽃들이 밭에 있으면 벌들이 많이 오게되고 그 벌들이 있어야 열매 맺는 여름 채소들이 잘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씨앗을 원치 않더라도 씨앗이 생길 때까지 꽃으로 두면 많은 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열매 맺는 여름 채소라면 호박, 토마토, 고추, 가지, 오이등등을 들 수 있겠다. (물론 멜론 종류의 과일들이 있지만 이 곳 시애틀에서는 여름이 짧아 키울 수 없다)

근대 (Swiss Chard)




근대를 여러 해 심어보았지만 해마다 잎사귀가 노랗게 되는 통에 잎들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니 whitefly가 잎사귀의 아래쪽에 알을 까고 애벌레가 잎 속으로 들어가 잎을 먹으면서 자란단다. 누런 잎사귀를 밝은 빛에 들고 보면 애벌레가 보인다. 작년에는 매일 잎 아래쪽을 들고 알을 닦아 내었지만 결국 손으로 잎들을 보호하기는 불가능했다. 올해는 사진처럼 카바를 했더니 누런 잎사귀가 하나도 없다. 카바로 사용한 천은 일반 화원에서 구할 수 있으며 floating cover 또는 row cover 이라고 불리운다. 공기, 물, 햇빛이 모두 통하기 때문에 늘 덮어두어도 상관없고 벌써 5년쯤 전에 산 천이 햇빛에 삮지않고 오래 쓸 수 있는 것 같아 나도 좀 더 구입할 예정이다. 시금치도 종종 잎사귀들이 누렇게 변하는데 덮어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올 가을에는 이것으로 덮어 볼 생각이다.  

사진에 나온 근대 품종은 ' ruby'라고 대의 색깔이 예뻐서 내가 선호하는 종류인데 이 종류는 비트 잎과 아주 비슷해서 구분하기 어렵다.  또한 Bright Lights라는 품종은 1998년 All-America Selections winner로서 형광색에 가까운 밝은, 다양한 색깔의 대를 가진 종류로 유기농 모종이나 씨를 이젠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봄에 씨를 뿌리면 자라자마자 여름이 와서 꽃대가 올라오고 봄에 모종을 사면 그나마 두달 정도 잘 먹을 수 있는데  여름 끝에 씨뿌려 키우면 겨울 추위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 먹을 수 있다. 내 경험으로보면 색깔 있는 근대들은 봄에 키우기 좋고 겨울을 나기는 오리지날 흰줄기 근대가 좋은 것 같다. 내가 겨울용으로 사는 품종은 Fordhook이다.  씨를 살 때 봉투의 설명을 읽으면 자세히 나와 있다. 

2012년 6월 3일



위의 floating cover의 한가지 단점은 카바 속의 온도를 4-5도 정도 올려주기 때문에 찬 온도를 좋아하는 근대가 빨리 자란다는 점이다.  나는 야채들이 너무 빨리 자라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이 맛도 싱거워지겠지만 그만큼 빨리 성숙해지기 때문에 꽃대들도 빨리 올라오게 된다.  자라는 듯 안자라는 듯 천천히 자라며 내가 필요할 때 조금씩 걷을 수 있는 속도가 좋다.  floating cover보다 더 나은 방법은 netting을 사용하는 것이다.  bird netting 말고 연못 위에 덮어 고기도 보호하고 나무잎들을 건져내기도 쉽게 만들어진 Pond & Pool netting 이 있는데 bird netting 보다 두배로 촘촘해서 흰나비가 날개를 접고 통과할 수가 없다. 구멍의 크기가 bird netting은 3/4인치, Pond netting 은 3/8인치이다.   올 봄에는 시금치나 근대 잎을 뜯을 때마다 빙그레 미소가 절로 나온다.  깨끗한 잎들이 너무 신통해서..
그러니까 온도를 더 높이지 않고 식물을 보호하고 싶으면 이 net를 사용하는데 시금치, 근대, 무, 배추등에 알맞을 것이고 바람을 막아주고 온도를 좀 더 높여 주고 싶으면 floating cover를 사용하는데 봄의 추운 날씨로 부터 보호해주고 싶은 여름 야채들, 즉 토마토, 고추, 호박, 가지, 오이를 비롯하여 따뜻한 온도를 좋아하는 모든 야채들에게 사용하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