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 큰 조카와 울산으로 내려갔는데 오빠와 올케를 만나자마자 함께 부산으로 향했다. 그 날 저녁 부산 광안리 해변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불꽃 행사를 하는데 50분간 불꽃들과 레이저를 겸한 쇼를 한다고 해서이다. 한국이 많이 달라졌음을 볼 수 있는 이 행사에서 7대의 보우트에서 쏘아대는 불꽃들이 레이저와 불꽃들을 다양하게 쏟아내는 큰 다리를 배경으로 끝임없이 다른 모습으로 펼쳐졌다. 특히 나에게 새로왔던 것은 리모트 콘트롤로 작동되는 큰 새들 몸에 불들을 달아 유유히 날아다니는 모습이었다. 행사가 끝난 후 들린 '할매 재첩국'이라는 식당은 들어가보니 60년 이상을 운영해 왔다고 하는데 $6-$7의 가격으로 나오는 재첩국을 겸한 정식이 훌륭했다. 부산 억양이 너무나도 정겹게 느껴졌다.
이틑날 오빠네 도착해서 조카와 동네 답사한답시고 걷다가 만난 이웃 할아버지께서 집 마당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시더니 감나무에서 감들과 문간에 달려있는 키위들을 한 봉투 따 주신다. 나는 한국의 시골을 경험한 적이 없는 터라 쌀을 막 거둔 논들과 과일 나무들, 잘 키운 배추, 무우들이 한참 색깔을 바꾸고 있는 산 색과 어울린 이곳이 참으로 새롭고 푸근하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좋아하는 오빠는 일부러 경사를 끼고 있는 땅을 사다 평평한 곳과 비탈진 곳을 적절하게 이용하느라 다양한 노동을 해 오셨다는 걸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특히 나의 눈길을 끄는 곳은 오빠가 손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린 돌벽들과 돌계단들인데 주변 소나무들과 잘 어울어지게 만들어져있다. 현재는 비탈 쪽에 황토 찜질방을 만들고 계신 데 그 옆에 동굴처럼 야채 저장고 터도 마련하셨다. 이제 시다가 왔으니 함께 구들을 놓고 흙벽을 쌓아올릴 참이다.
집에서 키운 표고 |
황토 찜질방 작업장 |
돌벽옆 재피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