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4일 화요일

구수한 흰쌀


쌀이 구수하기로는 현미가 제일이지만 때로는 흰밥이 선호될 때도 많다.  하지만 일반 흰쌀은 너무 싱거워 그나마 쌀눈을 깎지 않은 Tamaki의 Haiga라는 제품을 그동안 구입했었는데 한국을 다녀오니 미세스 리께서 더 맛있는 쌀이 있더라고 소개해 주셨다.  사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쉽게 익힐 수 있는 현미'라고 맨 위에 쓰여져 있는데 말 그대로 흰밥처럼 익히면 된다.  지금까지 먹던 제품과 옆에 놓고 색깔을 비교해보니 더 짙은 밤색, 다시말해 덜 깎은 쌀 모양이고 익혀보니 훨씬 더 구수하고 맛있었다.  이 제품외에도 몇몇 다른 제품들이 'Easy Cooking Brown rice'로 나와 있는데 쌀 알을 비교해보면 이 제품의 쌀알이 제일 작아서 맛도 있을 것 같아 선택한 것이다.   

이름은 일본 이름이지만 미국산이라고 쓰여져 있다.  이 근처에서는 한아름(H mart)과 Central Market에만 현재 나와있는데 양쪽 모두 가격은 15 파운드에 $26.99로 같은 가격이지만 이번 주동안 한아름에서 쌀들 세일이 있어서 어제 $20에 구입했다.

압력솥에 익히니 하도 달고 맛있어서 안드셔 보신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어 올렸다.

 



2012년 2월 12일 일요일

석류 쪼개는 법

석류는 정말 아름다운 과일이다.  한 알씩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이미 눈으로 즐거움을 많이 느끼게 해 주는 과일이다.   지금은 제 철이 거의 지나고 있어 마르거나 좀 상한 것들 밖에 구할 수 없는 때라 아쉽지만 계속 사고 있는데 이유는 겉으로 볼 때 좀 말라보이거나 부딪혀 멍들어 보여도 열어보면 그래도 먹을 수 있는 부분이 꽤 많기 때문이다.  또한 상하지만 않았으면 껍질이 새들새들할 때까지 두어달 차고에 두어도 속은 멀쩡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며칠 전에 쪼갠 하나는 한 쪽에 검은 곰팡이들과 함께 많이 상해 있었는데 놀라운 것은 얇은 노란 막 반대쪽은 멀쩡한 것이었다.  그 얇은 막들은 석류속의 일부가 상하더라도 나머지 전체에 번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얼마나 오묘한지.

석류를 아주아주 좋아하는데 그 전에는 쪼개는게 번거러워 잘 사 먹지 않다가 어느날 쉽게 쪼개는 방법을 터득하고는 즐겨 먹고 있어서 나와 같은 이유로 석류 사기를 꺼리는 분들을 위해 쉽게 쪼개는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위쪽의 중심을 이렇게 파 낸다.


반대쪽 아래쪽도 이렇게 파 낸다.



껍질만 잘라질 깊이로 사진처럼 여러 조각의 칼집을 넣는다. 꼭지 부분은 흰 부분이 쉽게 갈라지도록 칼집을 조금 깊이 넣는다


홈이 패인 위 아래에 손가락들을 넣고 사과 쪼개듯 칼집따라 돌려가며 쪼개면 석류알을 하나도 터뜨리지 않고 쪼갤 수 있다.  아래 쪽에 파 놓은 홈이 있어 껍질이 미끄럽지만  힘 주어 쪼개는데 도움이 된다.

길게 쪼개진 부분을 다시 내부의 생긴 모양대로 갈라 엷은 막을 떼내고 유리알같은 석류 알들을 하모니카 불듯이 이빨로 한 입씩 배어 물고 씹으면 처음에는 쥬스가, 다음에는 남은 씨를 꼭꼭 씹어 먹는 재미가 쏠쏠해 먹기를 멈추기 힘들다.  특히 큰 쟁반에 소복이 쌓아놓고 친구들과 여럿이 얘기하며 먹으면 아주 재미있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다.  

또 다른 방법은 한 쪽에 홈을 파 낸 후 그 쪽부터 사과를 통째로 깎듯이 분홍색 껍질만 얇게 돌려가며 전체를 다 깎은 후 미리 파 놓은 홈에 엄지 손가락들을 넣고 사과 쪼개듯 작은 조각으로 쪼개도 된다. 


2012년 2월 6일 월요일

올해(2012)에는....

봄의 온기가 조금씩 느껴진다. 어제는 해가 너무 좋아 빨래를 3통이나 해서 빨랫줄에 널어 올해 처음으로 햇빛에 말렸다.  지난 수요일부터 이번 주 수요일까지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고 하니  내일 모레 이틀 동안 채소밭 흙을 준비할 참이다.  작년 봄 내내 춥고 비가 와서 미리 준비하지 못했음을 내내 후회했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의 이런 맑은 날씨는 흙 준비하라고 주어진 기회처럼 느껴진다.  흙이 준비되면 올해는 추운 계절 야채들을 아주 일찍 씨뿌릴 예정이다.  씨들은 신기하게도 자신에게 알맞은 온도가 되어야만 싹트기 때문에 미리 뿌려두었다고 그냥 싹이 올라오는 것이 아님은 이전의 경험으로 많이 봐 왔다.

작년 10월말에 씨 뿌려놓고 속지도 않은 채 한국을 다녀왔는데 그동안 추위속에서도 잘 버텨주고 달고 맛있는 맛으로 나를 반겨준 야채들에게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고 있다.  겨울 추위로 자라지 못하던 채소들이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면 빠른 속도로 자랄 것이고 지금 씨뿌린 야채들을 먹을 쯤이면 그 놈들은 뽑아야 할 것이다.   늙은 야채들을 봄에 늦게까지 두면 진딧물이 많이 붙기도 하고 잎들이 젊은 야채들에 비해 질기기 때문이다.  물론 씨받을 야채들은 뽑지말고 두되 꽃대가 잘 올라오도록 잎사귀를 따지말고 두어야 한다.  잎사귀를 따면 계속 잎사귀를 키우지만 따지않으면 빨리 꽃대를 올리기 때문이다.  반대로 꽃대를 올리지않고 잎사귀를 계속 먹고 싶으면 먹든 안먹든 잎사귀를 자주 따 주어야 한다.

올해는 윤달이 있는 해이다.  음력 3월이 두번 반복되는 해로 지난 번 윤년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봄이 일찍 오고 대체적으로 따뜻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봄 준비를 좀 일찍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윤년는 과실이 잘 되는 해라고 하는데  요즘처럼 날씨를 예측하기 힘든 때에도 윤년의 막강한 힘이 살아있을지는 두고 봐야 겠다.  작년 여름이 짧아 호박들이 제대로 영글지 못해 일찍 상해버렸는데 올해는 좀 나을 듯 하니 호박을 좀 많이 심어야겠다.  작년 처음 심었던 butternut 호박은 어찌나 단지 꿀을 넣어 구운 듯 했다.  따라서 올해에는 열매맺는 여름 야채들과 호박에 거는 기대가 좀 크다.  잘 영글은 해바라기, 메주콩,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등을 생각하니 군침이 돈다.

해마다 열리는 Seattle Tilth 주관의 채소 모종 세일도 구경삼아 들러볼 예정인데 이곳의 모종들은   모두 유기농이나 친환경으로 키워진 모종들이고 독특한 야채들도 나오기 때문에 기다려진다. 나는 해마다 새로운 야채를 한가지씩 키워보는데 올해는 어떤 야채가 될지 이곳을 다녀온 후에 선택하게 될 것이다.  작년에는 Miner's lettuce가 새 식구였는데 경험이 독특해서 따로 글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http://seattletilth.org/special_events 에서 edible plant sale 링크로 들어가면 날짜, 장소, 그리고 판매될 야채 종류들이 자세히 나와있다. 3월에는 추운 계절 야채 모종들, 5월에는 여름 야채 모종들 위주의 판매가 될텐데 3월에 사다 심는 야채들은 날씨가 따뜻해 짐에 따라 꽃대가 빨리 올라와 잎을 수확하는 기간이 아주 짧을 뿐 아니라 야채의 단맛도 없어 많이 심지 않기를 개인적으로 권한다.  오히려 씨를 구입해 두었다가 8월 중순이나 말 쯤에 뿌려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 맛있게 오랫동안 먹는 쪽을 권하고 싶다.  아쉽게도 8월말에는 nursery에 가도 추운 계절 야채 모종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직접 씨를 뿌려야 할 것이다.   혹 있다 하더라도 봄부터 나와 안 팔려서 선반에 있었던 모종이기 때문에 사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왜냐하면 보기에는 자라지 못해 어려 보이지만 봄부터 이미 성장기를 모종 화분에 갇혀 다 보냈기 때문에 남은 한 해동안 어떻게 자랄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올 봄에는 Seattle Tilth에서 제공하는 버섯 키우기 클래스를 들을 참이다.  이곳은 날씨와 환경이 버섯키우기에 적합한 곳이라 밭 주변에 원하지도 않는 버섯들이 많이 자라는데 이 김에 배워 먹을 수 있는 버섯을 키우면 좋을 듯 하다.  특히 오빠네서 싱싱한 표고를 보고나니 이젠 더 이상 미룰 수가없다.  클래스에 관심있으신 분은 웹싸이트를 참고 하시도록.

올해에는 처음으로 Almanac을 사용해볼 계획이다.  달의 변화를 감안해서 만들어진 카렌다인데     씨를 뿌리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를 참고할 예정이다.   아래의 링크는 Farmers' Almanc의 gardening calendar이다.  이곳을 참고해도 좋고 프린트된 책자를 갖고 싶으면 nursery나 가든 센타에서 둘러보면 조그만 책자로 나와있다.
http://www.farmersalmanac.com/calendar/gardening/

아래 야채들은 겨울동안 비맞고 눈맞고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삶을 지탱해 온, 그래서 부드러운 향과 단맛을 간직하고 있는 겨울 식구들이다.  그저께 샐러드를 만들려고 뜯었는데 하도 기특해서 사진에 담았다.  겨울 밭에 이런 다양한 야채들이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놀라는 친구들이 많은데 맛을 보면 더 감동한다.  같은 야채라도 계절에 따라 맛이 다른데 겨울이 단연 최고다.  겨울에 야채 키워본 적이 없는 분이 있다면 적극 권하고 싶다.  추위를 잘 견디는 야채들을 선택해서 여름 끝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어느정도 키워 겨울을 나게 하면 된다.  겨울동안에는 자라지 않기 때문에 가을에 키워놓은 상태에서 조금씩 수확해서 가을 겨울동안 먹다보면 초봄에는 넉넉히 먹을 수 있다.

모두 함께

시금치

Mizuna

Mache

비트

어린 박쵸이

Collard Green

Miner's lettuce

Arugula

All into a salad bowl

녹두 떡고물 in 10min

호박떡과 쑥떡

어제 미세스 리네서 쑥찰떡과 호박떡을 만들어 녹두 떡 고물에 묻혔는데 내 눈길을 끈 것은 5분만에 만들어내는 녹두 고물이었다.  스팀에 비해 시간을 많이 단축시키는 요령은 미세스리 나름대로 터득하신 방법으로 휘슬러 압력솥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고물이 너무 익거나 물이 많으면 질척해지는데 압력을 이용하시면서도 파실파실한 고물을 5-7분안에 만들어 내시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마침 같은 솥을 사용하기 때문에 잘 정리해두고 요긴하게 쓸 참인데 다른 브랜드의 압력솥들은 그 솥에 맞게 주인들이 응용해야 할 것 같다. 

녹두 준비

먼저 녹두를 구입할 때에는 껍질을 까고 물감으로 샛노랗게 물들여 놓은 것을 사지말고 녹두를 반으로 쪼개만 놓은 것으로 구입한다.  물론 껍질도 붙어 있다.  한국 가게에서는 찾기 힘들고 베트남 가게같은 동양 가게에서 더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쪼개 놓은 녹두도 한가지 이상의 제품이 있다면 녹두 껍질에 노란 빛이 강하지 않는 것으로 선택하라고 하신다.   베트남 사람들이 녹두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더 신선하기도 하다.  빈대떡을 만들 때에도 이런 녹두를 사용하면 녹두의 구수한 맛이 훨씬 더 많이 느껴진다.   산 녹두를 일단 물에 푹 불린 후 두손으로 살살 비벼 껍질을 분리시킨 후  윗물을 따라내면서 껍질들을 따라버리고 조리로 일어 돌을 골라낸 뒤 소쿠리에 담아 물을 뺀다.

익히기

먼저 불을 켜서 냄비가 데워지는 동안 녹두를 준비하는데 밥할 때 사용하는 얕은 휘슬러 냄비에 녹두를 담고 빨래 삶듯이 중심을 비워 도너스 처럼 링을 만들고 물을 붓되 스팀을 만들어낼 만큼의 물만 붓는다. 정확하진 않지만 계량컵1/3-1/2컵 정도의 물을 가운데 붓고 끓기 시작하면 가운데 구멍 둘레에 이미 익고 있는 녹두들을 숟가락으로 대충 걷어 올린 후 바닥에 물이 있는 지 확인하고 압력 뚜껑을 덮는데 이 때쯤이면 냄비가 이미 뜨거워 덮고 얼마 안있어 냄비속 공기가 빠지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공기가 다 빠지고 압력계기표가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공기가 다 빠지도록 그냥 두면 아래쪽 녹두가 눌기 때문에 빠지는 공기가 슉슉~~ 소리내며 강해지자마자 얇은 숟가락으로 공기 빠지는 곳의 쇠를 살짝 들어올려 압력이 빨리 시작되도록 한다.  개스불이면 계기표가 두칸 올라오자마자 불을 아주 약하게 낮춘 상태에서 5분 두고 전기 스토브이면 계기표가 하나쯤 올라오면 온도를 낮추고 두개 올라오면 불을 끄고 그대로 5분 두었다가 압력을 뺀다.

간하기

뜨거울 때 주걱으로 으깨거나 감자 으깨는 도구로 으깬 후 적당한 양의 설탕(쌀가루 5lb에 설탕 1/4컵 정도)과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면 녹두 고물이 완성된다.

참고로 찰떡을 버무릴 녹두 고물은 떡이 거의 준비되었을 쯤에 준비해서  떡과 고물이 모두 따뜻할 때 떡을 만들어야 고물이 쉽게 쉬지 않는다.   그리고 만든 떡이 식은 후 몰랑몰랑 할 때 냉동실에 넣어 두고 먹고 싶을 때에 원하는 양을 꺼내 실내온도에 잠깐두면  쫄깃하게 먹을 수 있다.   찰떡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에 이미 자료가 많이 올라와 있으므로 생략하는데 한가지 나누고 싶은 것은 모찌기계가 없더라도 찐 찹쌀을 뜨거울 때 빵 기계에 넣어 만들어도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