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질 때에도 그렇지만 기온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전체적으로 점점 기온이 낮아지고 있다. 이틀 후면 12월인데 야채들을 보면 아직 그다지 추운 것 같지 않다.
나는 겨울 동안 흙들을 비워두지 않고 되도록이면 뭔가를 심어서 흙 속의 미생물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계속 활동 하도록 하고 그 뿌리들로 인해 흙이 단단해지는 것을 예방하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흙 위를 낙엽이나 wood chip으로 덮어 주었다.
마늘은 2주전에 심어 낙엽으로 덮었고
오이와 토마토가 끝난 자리에는 watermelon 무와 시금치 씨들을 뿌렸는데 아직 어리다. 이번 겨울 동안의 변화와 봄에 어느 정도까지 커 줄 지 지켜볼 참이다. 여름 끝에 고수 씨들을 오이 옆에 묻었더니 꽃이 한창이다.
씨가 영글었는지는 모르지만 shiso와 깻잎 꽃대들을 올 여름에 자란 자리 주변에 흩어 뿌리고 낙옆과 가지들로 덮었다. 겨우내 비로 인해 흙이 단단해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봄이 되면 탄소를 흙에 보태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씨들이 싹을 틔우면 나도 깻잎 모종을 준비하는데 그러면 왜 따로 모종을 준비하는가? 잎들이 더 부드럽기 때문이다. 억센 잎들은 국이나 찌개에, 부드러운 잎들은 쌈이나 샐러드에 좋으니까.
Leek 씨를 한봉투 다 뿌렸더니 미세스 리와 나누고도 넉넉하다. 딸기 심었던 자리에 심었는데 가을에 굵게 자라지 못한 Leek들은 봄에 굵어진다.
달팽이가 좋아해서 삶이 고달픈 horseradish
토마토 사이사이에 심었던 양파들이 제대로 자라질 못해서 그대로 두었더니 2개로 나뉘어졌는데 봄이 되면 둘 다 굵어진다.
미세스리께서 모종을 솎으면서 주신 배추들이 잘 자라고 있다. 겨울동안 얼지않도록 보호해줄 수 있으면 지금은 질긴 이 배추들이 초봄에는 질기지도 않고 아주 맛있다고 하심.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밤에는 floating cover를 덮어줄 계획이다.
Monster 박쵸이가 요 근처에 해마다 한 개씩 자란다. 달팽이는 제일 바깥잎들 먹고 중간부터는 내 몫
떨어진 씨들을 그냥 두고 크면 수확하는 갓들. 초봄에 날씨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면 쑥쑥 자라는데 그 때가 갓김치 할 때.
불쌍하게 생긴 대들의 뿌리가 바로 sunchoke. 요즘 조금씩 맛 보고 있지만 날씨가 추워질수록 맛이 더 좋아지며 미리 수확해서 보관하면 썪기 쉬운데 땅 속에 그대로 둔 채 필요할 때마다 캐면 늘 싱싱하다. 겨울에 땅이 얼어도 얘들은 멀쩡하다. 그리고 수확과 동시에 벌레 먹고 상처난 뿌리나 너무 작아 씻는 공이 아까운 뿌리들을 반뼘 정도 깊이에 묻어주고 대들은 뚝뚝 잘라 흙 속이나 위에 두면 내년 이맘 때까지 아무 할 일이 없고 여름에 물도 주지 않아도 된다. 난 해마다 그렇게만 심는데도 수확 때가 되면 넉넉하다. 흙에 묻는 모든 자연 성분들은 좋은 거름이 되며 내 경험으로는 그 정도면 늘 충분했다.
부추는 겨울에는 땅 속에만 있기 때문에 빈자리를 그냥 두느니 고수씨들을 뿌렸다. 한 미국 친구가 늦가을 밭을 보고 싶다고 왔다가 이런 추위에 싱싱한 고수들을 보고 놀라던데 야채들이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추위를 잘 버텨낸다. 일반적으로 추울 때 자라는 야채들은 천천히 자라면서 잎들이 좀 더 두텁고 좀 더 질기긴 하지만 맛은 훨씬 더 깊고 달다. 나는 겨울에도 야채들을 덮지 않는다. 누가 누가 더 잘 견뎌내는 지 보기 위해서... 이렇게 겨울 난 야채들의 씨를 내년에 받으면 그 씨들은 이미 우리집 환경을 여러 세대 경험한 기록을 담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Sorrel들
사랑스러운 민들레!! 이 이탈리안 민들레를 올 해 처음으로 키우게 되었는데 내년에 많이 불어날 식구들을 기대하고 있다. 이 민들레는 한 여름에도 쓴 맛이 부드러워 비빔밥에 잘게 썰어 몇 번 넣다 보니 없으면 너무 서운해서 꼭 챙기게 된다. 일년 내내 한결같은 맛과 질감을 가진데다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민들레 혈통이다.
봄에 브락콜리 모종을 심으면 여름부터 곁에 계속 새싹들이 올라온다. 뿌리째 옮겨 심으면 이 아이들이 자라 겨울을 엄마보다 더 잘 버티고 내년 3월에 새 모종을 심을 때까지 있어서 1년 내내 수확할 수 있다. 겨울에는 꽃대의 크기가 작더라도 잎을 함께 수확하고 삶을 때 꽃대는 금방 익지만 잎들은 좀 더 오래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힌다. 씨 종자의 차이도 있겠는데 나는 해마다 Pcc에서 Rents Due 농장에서 오는 모종을 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