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4일 일요일

채소밭 일지/4월


4/23
여름 야채 모종들을 정성드려 가꾸시는 미세스 리의 모습을 담았다.
올 봄이 너무 추워 온실 속에다 또 비닐을 덮어 두셨다고.
보이는 야채들은 고추, 한국 호박, 가보차 호박, 오이, 토마토 들이다.
물을 줄 때 잎에 닿으면 좋지않다고 하나하나 화분들을 들어서 물 주시는데 물의 온도도 실내와 같이 만들기 위해 그 전날 물을 온실에 갖다 놓으신다.
해마다 이렇게 넉넉히 준비해 주셔서 얻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젖은 페이퍼 타올로 씨앗을 덮어 뿌리가 살짝 나오도록 한 후 이렇게 잎이 닿지않도록 큰 통에 심는다.  고추씨의 껍질이 아직 붙어있다.

토마토

지혜로움이 엿보인다.

본잎들이 올라와 각자 한개씩 따로 심었다.




4/16
봄의 시작이 확실한 요즘
미선의 밭에는 누가누가 자라고 있을까

고수(cilantro)
고수 씨 하나씩 묻었는데 이렇게 두개씩 올라온다. 근대처럼.

배추
작년 집에서 받은 씨를 뿌렸더니 케일과 섞인 잡종들이 몇 개 섞여 있다. 이제 솎아서 먹기도 하고 미세스 리가 모종으로 캐어 가셔도 될 것 같다.
앞에는 arugula, 뒷켠에는 쑥갓
겨울동안 자란 시금치
작년 10월에 심었던 시금치라 뿌리가 달다. 종류는 'bloomsdale'

초봄에 한번 잘라먹었는데 또 올라온 부추

겨울을 잘 버틴 고수
꽃대가 올라오면 그대로 두어 꽃을 피우게 할 것이다. 이유는?

케일에 꽃대가 올라오네.
더 씨 받을 필요가 없으니 뽑을 것이다. 꽃대가 올라오면 영양분이 모두 꽃대로 가기 때문에 잎의 맛이 없어진다. 잎의 맛이 없다는 말은 잎이 질겨지며 케일 특유의 냄새가 강해진다는 뜻이다. 케일은 겨울과 내년 봄까지 먹을 수 있도록 여름 끝에 다시 씨를 뿌릴 예정이다
왼쪽이 방아,
동네 고양이들이 우리 밭에서 볼일 보는 걸 좋아하는데 나는 당연히 싫지. 한달 전에 흙 준비할 때 세 번이나 똥 만졌는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
마늘

대파와 leek 씨 뿌리고 덮어두었다. 자주 물 주기 싫어서..

4/12

오늘은 마침 일이 없어 좋은 날인데 날씨까지 좋아서 밭에 나가 이곳 저곳을 쑤시고 다녔다. 자세히 보니 8일 전에 뿌렸던 열무가 올라오고 있다. 날씨가 따뜻하면 이틀이면 싹이 트는데 추워서 오래 걸렸다. 하늘과 땅을 어찌 그리 잘 아는지.. 흙을 미처 덮어주지 못한 씨들도 뿌리를 땅에 박고 접어 두었던 맑은 연두빛 잎들을 하나씩 펴고 있다.
초봄에 너무 일찍 뿌려 엉거주춤 자라지 못하는 상추밭을 긁어 로메인 상추 씨들을 다시 뿌렸다. 로메인은 쌈을 싸 먹기에는 뻣뻣한 듯 해도 샐러드로는 아작아작해서 너무 좋다. 그린하우스에서 자란 어린 earthbound farm의 spring mix를 사면 며칠도 가지 않고 잎이 상하기 때문에 겨울동안에는 trader Joe에서 로메인 상치를 사먹는다. 왜 t.j. 냐고? 야채들을 자주 들여오기 때문에 다른 가게들보다 싱싱하고 가격이 제일 싸기 때문이다.

방아 씨도 조금 뿌렸다. 겨울을 살아남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씨를 다시 심어 먹어야 잎이 부드럽다. 씨가 트고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먹을 작년 방아들을 남겨둔다. 향이 독특한 방아는 다진 양파와 할레피뇨 고추를 섞어 부치개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상치 쌈에 한 장씩 섞어 먹기도 한다. 방아 부침은 특히 나의 아시안 친구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음식중의 하나이고 그 친구들도 집에서 키워 부침을 만들어 먹고 있다. 미국 회사에서 방아 씨를 파는 곳이 있어 보니 영어로 Korean Licorice Mint라고 이름을 붙였다. 약초의 카테고리에 넣어 놓았는데 감기 증세에 좋고 에너지가 부족할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내일 당장 먹어야겠다) 보라색의 잔잔한 꽃들을 나비들이 아주 좋아하고 잎사귀를 tea에 사용하라고 추천한다. 꽃들은 샐러드에 넣으면 좋다고 하는데 나도 올 여름에는 방아꽃을 많이 이용해 보아야겠다. 방아씨 파는 곳
방아

취의 자리를 옮기고 비듬 나물 씨도 뿌렸다. 미국에서는 비듬을 잡초로 여기는데 나는 비듬을 아주 좋아한다. 여러 해 전에 메리온 베리 u-pick 농장에 갔다가 빈 밭에 가득한 비듬을 보고 하루 잠시 세상을 잊고 비듬만 땄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아직도 하나쯤 냉동고 야채칸에 남아 있으리라. 이젠 되도록이면 냉동고에 야채를 넣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계절에 맞는 야채와 과일들을 먹어야지.

4/4

그저께 새벽 2시까지 윤작 도표 그리느라 엎드려 목을 3시간 정도 빼고 있었더니 아침에 목이 뻐근했다. 도표는 3년 윤작이 목표이지만 토마토와 고추 자리를 바꾸다 보니 6년의 계획이 2 장의 종이에 그려져 한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도표만 보면 8월 밭에 어떤 농작물들이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계획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이 즐겁다. 그 전에는 계획없이 이 곳 저 곳에 심으면서 윤작을 제대로 하지 않는 죄책감이 늘 게름칙하게 있었는데 이젠 master plan을 갖게 되었다. 올 한 해는 이 계획표를 테스트하고 다듬어야겠다.

며칠 바람과 함께 비가 많이 내리더니 오늘 하루 잠시 해가 나고 비가 없길 래 추운 계절 야채들을 몇가지 심었다. 김치용 열무와 mustard green, 봄에 먹을 케일 조금, 메주콩, green bean, yellow bean, 대파, leek.

3/18에 심었던 야채들이 그동안의 추운 밤들을 견디고 본 잎들이 나오고 있다.

patio의 릴리들을 다시 심어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