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5일 토요일

한국 오빠네 방문

10월 26일 집을 떠나 한국 방문중이다. 이번 방문 목적은 울산 변두리에 땅을 사서 돌벽도 쌓고 흙도 파면서 전원 생활을 즐기는 오빠가 황토 찜질방을 짓기 시작했는데 혼자 일하다보니 너무 일의 진척이 느리다고 해서 도움의 손길을 드릴려고 원정 오게 되었다.  서울 도착후 다음 날 하루를 서울에서 보냈는데 준비해 온 재료들을 사용해서 피자를 9판 구웠다.  미국에서 만드는 피자 그대로 맛보이고 싶어 준비해 간 재료들의 내력을 보자면 내가 늘 사용하는 밀가루 5lb, durum wheat semolina 밀가루 2lb, 홈메이드 토마토 피자 소스, 페스토, 허브 오일(rosemary, italian parsley, garlic in E V olive oil), fresh 모짜렐라, parmessan 치즈 한 덩어리, 단단한 치즈 가는 도구, 이스트, cornmeal, 손잡이가 달린 나무판, 피자 굽는 돌 등등이다.  두 언니가 거의 한 판씩 먹어줘서 무지 기뻤고 맛보는 모든 사람들이 독특한 맛이라고 코멘트를 해줘서 내심 기뻤다.  이번에 가져가고 싶었던 선물은 한국에서 흔히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맛을 경험시켜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우길 원하는 가족들을 가르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큰 언니가 하루 만드는 모습을 보고 이미 배운 것 같아 모든 도구들을 큰 언니께 전수하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 큰 조카와 울산으로 내려갔는데 오빠와 올케를 만나자마자 함께 부산으로 향했다.  그 날 저녁 부산 광안리 해변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불꽃 행사를 하는데 50분간 불꽃들과 레이저를 겸한 쇼를 한다고 해서이다. 한국이 많이 달라졌음을 볼 수 있는 이 행사에서 7대의 보우트에서 쏘아대는 불꽃들이 레이저와 불꽃들을 다양하게 쏟아내는 큰 다리를 배경으로 끝임없이 다른 모습으로 펼쳐졌다.  특히 나에게 새로왔던 것은 리모트 콘트롤로 작동되는 큰 새들 몸에 불들을 달아 유유히 날아다니는 모습이었다.   행사가 끝난 후 들린 '할매 재첩국'이라는 식당은 들어가보니 60년 이상을 운영해 왔다고 하는데 $6-$7의 가격으로 나오는 재첩국을 겸한 정식이 훌륭했다.  부산 억양이 너무나도 정겹게 느껴졌다.

이틑날 오빠네 도착해서 조카와 동네 답사한답시고 걷다가 만난 이웃 할아버지께서 집 마당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시더니 감나무에서 감들과 문간에 달려있는 키위들을 한 봉투 따 주신다.  나는 한국의 시골을 경험한 적이 없는 터라 쌀을 막 거둔 논들과 과일 나무들, 잘 키운 배추, 무우들이 한참 색깔을 바꾸고 있는 산 색과 어울린 이곳이 참으로 새롭고 푸근하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좋아하는 오빠는 일부러 경사를 끼고 있는 땅을 사다 평평한 곳과 비탈진 곳을 적절하게 이용하느라 다양한 노동을 해 오셨다는 걸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특히 나의 눈길을 끄는 곳은 오빠가 손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린 돌벽들과 돌계단들인데 주변 소나무들과 잘 어울어지게 만들어져있다.  현재는 비탈 쪽에 황토 찜질방을 만들고 계신 데 그 옆에 동굴처럼 야채 저장고 터도 마련하셨다.  이제 시다가 왔으니 함께 구들을 놓고 흙벽을 쌓아올릴 참이다.






집에서 키운 표고








황토 찜질방 작업장


돌벽옆 재피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