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16일 금요일

채소밭 일년 작업 계획

주로 내가 키우는 야채들을 기준으로 일년동안 할 일들을 대략 정리해 보았다. 해마다 한두가지씩 새로운 야채들을 시도해보기도 하지만 빠뜨릴 수 없는 기본 야채들을 기준으로 대략 시간표에 맞는 작업들을 정리해 보았으며 채소 키우는 일과 관련된 행사들도 때에 맞춰 몇가지 함께 정리했다.

해마다 날씨가 달라 어떤 해에는 2월에 봄이 오기도 하고 또 어떤 해에는 4월 초에도 얼고 춥기때문에 같은 시간표를 매년 사용할 수는 없다. 아래의 내용은 참고용이니 매년 날씨 변화를 살피며 일기 예보에도 귀 기울여 파종 시기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이 곳 시애틀의 평균(50%) 서리내리는 마지막 날짜는 3월 23일이며 서리의 위험이 90% 없는 날짜는 4월 20일이다. 보통 씨 봉투에 쓰여져 있는 심는 요령을 보면 서리의 위험이 없을 때 심으라고 나오는 데 위의 날짜들을 참고로 하면 될 것이다.

상추나 쑥갓, 고수등 자주 먹는 야채들은 한번만 심지 말고 처음 심은 야채들이 겨우 먹을 정도로 자랐을 때 다른 곳에 또 조금씩 심고 그러기를 8월까지 계속하면 봄, 여름, 가을까지 부드러운 야채들을 늘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케일, 근대, 시금치, 어린 박쵸이등 겨울을 날 수 있는 야채들을 봄에 심으면 여름이 되자마자 쫑이 올라오므로 수확기간이 짧은 반면 늦여름(보통 8월 초-중순) 에 씨를 뿌리면 가을 내내 수확할 수 있고 그러다가 겨을 나면 봄에 쫑이 올라올 때까지 긴 기간 수확할 수 있을 뿐 더러 이 때가 봄 야채보다 훨씬 달고 깊은 맛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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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씨를 뿌리거나 모종 심는 시기를 3번으로 기억하면 좋은데 초봄, 5월 말쯤, 8월 중순이다.  초봄에는 추운 날씨를 좋아하는 야채들을 심고, 5월 말쯤에는 더운 날씨를 필요로 하는 열매맺는 여름 야채들의 모종들을 밭에다 내다 심고, 8월 중순 쯤에는 추운 날씨를 좋아하는 야채들을 다시 씨 뿌리는데 가을에 키워 수확하거나 겨울을 나고 봄까지 먹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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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 

초봄이라 하면 비가 아직 주룩주룩 내리기는 하지만 밤에 꽁꽁 어는 추위는 지나고 어쩌다 살짝 서리가 내릴 정도로 날씨가 풀렸을 때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가을에 심어 겨울을 잘 버틴 야채들이 날씨가 풀리면서 쑥쑥 클 것이다. 예를 들자면 시금치, leek, 근대, 케일, 미주나 상치, 어린 박쵸이, 돗나물등등인데 겨울을 난 야채들은 단 맛이 나고 맛이 아주 부드러우니 열심히 뜯어 드시도록.  조만간에 꽃대가 올라와 뽑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3월 초(봄이 일찍 오면 2월)

겨울 동안 엉거주춤하던 야채들이 날씨가 조금 풀리면서 자라기 시작하는데 지금부터 수확해서 먹는다.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저녁에 후라쉬와 집게로 무장하고 막 자라기 시작하는 야채에 붙어있는 달팽이들을 잡아야 할 때다.

3월말-4월 초

밤 온도가 화씨 40도 이상을 유지하면 밭에 직접 씨 뿌린다 – snap pea, sweet pea, 파와 leek, 배추, 상치, 쑥갓, 고수, arugula, 방아, 샐러드용 무, 근대, 아욱, 감자, 씨 양파, 그리고 봄에 먹을 케일*, 근대*, 시금치*, 어린 박쵸이*, 엔다브 상추*, 당근, 비트. 열무는 심어도 되지만 날씨가 차면 천천히 자란다. 참고로 열무는 봄 가을에 키우면 좋고 빨리 자라는 야채이다.
한국 가게나 다른 곳에서 모종을 살 때 이 때 쯤에는 위의 야채들을 사다 심는 것은 괜찮지만 고추, 오이, 호박같은 여름 야채 모종을 너무 일찍 사면 아직 날씨가 추워 제대로 키워내기가 힘드니 처음 나오는 것을 사기보다는 기다렸다 날씨가 좀 더 따뜻할 때 사는 것이 좋다.

* 표가 있는 야채들은 봄에 씨 뿌리면 날씨가 따뜻해지자마자 꽃대가 올라 오기 때문에 일찍 뽑아야 하니까 봄에 먹을 만큼만 조금 뿌리고 가을, 겨울, 내년 봄까지 먹을 야채들은 8월 중순쯤에 넉넉히 씨뿌린다.  겨울과 초봄에 이 야채들의 맛이 제일 좋다.

겨울동안 자란 green manure를 초봄에 조금 더 키운 뒤 hoe로 뿌리들을 자르고 흙과 뒤섞어 그대로 두면 썩으면서 거름이 되는데 나는 영양을 많이 요구하는 여름 야채 키울 자리에다 풋거름을 키우고 봄에 잘라준 뒤 5월말이나 6월 초에 모종을 심을 때까지 거름이 되도록 둔다.

3월 중순 쯤 Seattle Tilth에서 주관하는 채소 허브 모종세일이 있다.  3월 모종 세일에는 추운 계절  야채들이 나오기 때문에 사다가 집의 텃밭 주변에 두고 기다렸다 날씨가 며칠 맑아 흙을 준비할 수 있는 틈을 봐서 심는다.

4월 중순

콩 씨들(bean)을 흙에 직접 심거나 조그만 화분에 심어 모종으로 준비하는데 어린 콩 싹을 달팽이가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꼭 보호해줘야 한다. 그리고 콩은 심은 직후 물을 흠뻑 주고 나면 꽃이 나올 때까지 물을 자주 주지 않아야 한다. 꽃들이 나오면 조금 더 주고 열매가 맺히면 그 때부터 물을 충분히 주게 되는데 흙 위를 컴포스트나 짚으로 반드시 덮어준다. 물을 줄 때 흙이 잎으로 튀면 병이 잘 생기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에 심은 마늘이 어느 정도 자라 풋마늘로 몇 개씩 뽑아먹을 수 있는 때이다. 고추장에 그냥 찍어 먹으면 맛있는데 냄새가 아주 진하게 몸에 밴다.

열무 씨 뿌리기. 봄에 2-3주 간격으로 다른 장소에 여러번 심어 수확할 수 있다.

3월에 씨 뿌린 야채들이 올라오면 솎아주고 솎은 것은 먹는다.

케일이나 시금치, 근대의 꽃대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먼저 올라오는 것부터 한 포기씩 뽑아 먹으면서 밭을 정리한다. 잎사귀 먹는 야채에 꽃대가 생기면 영양이 모두 꽃대로 가기 때문에 잎이 질겨지고 맛도 달라지는데 꽃대가 막 올라오기 시작하면 뽑아서 부드러운 꽃대도 함께 먹으면 된다.  만약 씨를 받고 싶으면 한 두 포기의 꽃대가 자라도록 두었다가 꽃이 지면서 씨가 맺히고 영글 때까지(껍질에 노란빛이 돈다) 둔다. 거의 영글었다 싶으면 꽃대 채로 잘라 그늘에서 바싹 말린 후 껍질을 쪼개고 씨들만 거두어 모으면 된다. 그런데 씨를 받을 예정인 그 채소의 씨가 OP(Open-Pollinated variety, 자연 수분된) 로 수확된 씨임을 반드시 확인한다. 일반적으로 씨 봉투에 OP가 아니면 계량종(인공 교배된)인 F1이라고 쓰여져 있는데 F1씨를 키워 또 씨를 받으면 그 씨는 부모만큼 건강히 잘 자라지 못하므로 수고로움의 가치가 없다고 한다.

비트 씨 뿌리기.

4월말-5월 중순

데우지 않은 온실에서 여름 야채들(고추, 토마토, 호박, 오이, 가지등등)의 모종을 시작할 때이다.  씨들을 접시에 담아 젖은 종이 타올을 여러겹 접어 덮어두면 며칠 후 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통에 담긴 흙에다 조그만 구멍를 젓가락으로 내고 뿌리가 아래로 가도록해서 심는데 떡잎들이 올라왔을 때 서로 닿지 않을 간격으로 묻어 준다.   흙에다 묻은 후 본잎이 1개 나오면 각자의 화분으로 옮겨 심은 후 밭에 나가기까지 한달 정도를 데우지 않은 온실에서 키운 후 5월 말이나 6월 초쯤 밭에다 옮겨 심는다.

콩 심을 때이다.  큰 콩 씨들 싹 틔우기 참고

이제 서리의 위험이 거의 없으므로 들깨 씨를 뿌려도 될 때이다. 들깨는 조금만 밤 서리를 맞아도 죽거나 제대로 자라지를 못하니 반드시 기상예보를 확인한 후 뿌리거나 아니면 5월말이나 6월 초까지 기다렸다 뿌리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들깨는 날씨가 좀 따뜻해야 잘 자라는 식물이다.

4월 말에 Spring Garden Fair이 UW Bethell 캠퍼스에서 열린다. 판매보다는 교육 위주의 행사인데 동그란 컴포스트 통들과 빗물 통들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매년 5월 둘째 주쯤 Seattle Tilth에서 주관하는 여름 야채 모종 세일이 Greenlake 근처 Meridian park에서 열린다.  모두 유기농 또는 친환경 모종으로 일반 화원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모종들이 판매되는 아주 인기있는 행사이다.

5월 말

초봄에 심은 야채를 더 솎을 만하면 더 솎아주면서 많이 자란 상추의 바깥 잎사귀들을 하나씩 따 먹는다.

4월에 심은 열무가 어느 정도 자랐으면 다른 곳에 열무를 또 심는다.  참고로 열무는 바깥 잎사귀를 뜯어 먹지 않고 손바닥 길이 만큼 연하게 자랐을 때 통째로 뽑아 김치 담근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열무가 더 빠른 속도로 자란다.  대신 한여름의 뜨거운 날씨에서 키우면 연하지 않기 때문에 봄 가을에 여러 번 키워 김치를 담가 두면 좋을 것이다.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는 Italian basil을 화분에다 씨 뿌리고 그 화분들을 달팽이로 부터 보호해야 한다.

손바닥 한 뼘만큼 자란 대파와 leek 모종을 옮겨 심을 때이다.  긴 뿌리는 좀 잘라내고 깊이 심거나 비스듬히 뉘어 잎사귀 끝 1-2인치만 보이게 심는데 이유는 맛있는 흰부분을 더 얻기 위해서이다.  깊이 심을 경우 구멍을 먼저 깊이 만들고 파나 leek을 하나씩 구멍에 넣은 후 물을 먼저 채운다. 물을 주는 동안 구멍에 흙들이 씻겨 들어감으로 굳이 흙을 채울 필요가 없다.

어느 정도 자란 들깨 모종을 옮겨 심는다. 미세스 리가 한 구멍에 2개씩 심으라고 하신다.  본잎이 2쌍 정도 컸을 정도면 빨리 적응한다.

호박 씨 뿌릴 때이다. 호박에 따라 넝쿨로 자라는 것이 있고 한자리를 크게 차지하고 자라는 호박들이 있으니 알맞은 자리를 선택해서 하룻밤 불린 씨를 밭에 심거나 모종 화분에 심는다.

6월

밤 온도가 화씨 50도이하로 내려가지 않으면 온실에서 키운 여름 야채 모종들을 밭에 옮기는데 심은 후 비닐이나 row cover(근대 참고)로 밤 온도가 어느 정도 따뜻해 질 때까지 계속 덮어준다. 토마토, 오이, 가지, 고추등이 해당된다.

5월에 모종 화분에 씨뿌린 basil의 본잎이 1쌍-2쌍 정도 올라오면 땅에 옮겨준다.  넉넉히 basil들을 키워 pesto를 만들어 냉동실에 얼려두면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마늘 쫑이 올라올 쯤이다.  쫑을 내버려두면 마늘로 가야 할 영양이 꽃 피우는 쫑으로 가게 되므로 당연히 잘라줘야 하는데 쫑의 연한 부분을 좀 더 길게 자르는 요령은 마늘 키우기 페이지를 참고한다.  집에서 거둔 쫑들은 그냥 먹거나 아주 부드러우므로 살짝 익혀 요리한다.

7월


10월에 수확할 콩들 심기(6월말-7월 초 사이)

화원들이 독립 기념일(7/4)을 끼고 세일들을 많이 하는데 일년을 정리하는 때이니 다음 달에 뿌릴 씨들과 내년에 쓸 씨들, 거름들을 이 때 미리 사 두면 좋다.  남은 씨들의 구색은 없겠지만 보통 반값에 살 수 있기도하고 8월에는 남은 씨들을 없애기 위해 아주 더 싸게 팔기도 한다.

마늘대 주변의 흙을 긁어내어 마늘 위의 흙을 조금만 남겨두면 마늘 통이 따뜻한 해를 더 받아 더 굵어지고 빨리 영근다고 미세스 리께서 가르쳐 주셨다.

8월 

겨울동안 먹을 근대, 케일, 시금치, Mizuna, Endive, Radicchio, 베이비 박쵸이, collard green, arugula, 그리고 김장에 쓸 갓, 배추, 무등을 씨 뿌릴 때다.  대개는 겨울을 잘 지내는 편이지만 씨를 살 때  추위에 잘 견디는 종류로 사면 겨울에 죽을 확률이 훨씬 적다. 겨울 날 비트도 8월에 씨 뿌린다.

마늘이 영글고 있는 때이다.  마늘의 잎들이 완전히 누렇게 변하면 잘 영글었으므로 모두 뽑아 단을 묶을 후 그늘에 달아 보관한다.  마늘이 잘 영글어야 오랫동안 변함없이 보관할 수 있다. 

양파 수확하기

봄에 심은 콩 수확하기

가을(10월)에 수확할 pea를 심는다. Sugar snap pea나 sweet pea.

9월

감자 수확하기

달팽이를 집중적으로 잡아야 할 때이다.  가을에 새끼들을 만드는데 암컷 수컷 모두 임신을 하며 한 마리가 보통 새끼를 100 마리까지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집게로 하나하나 잡는 대신 달팽이 약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재료에 metaldehyde가 들어있지 않은 약을 사용해야 다른 동물들이 줏어 먹어도 죽지 않는다.  상품명으로는 Sluggo, Worryfree, 그리고 EscarGo등이 좀 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한다. 달팽이 잡기 참고

10월 말 - 11월 중순

토마토, 오이, 고추 밭 정리하기. 고추 잎들은 따다 먹는다

8월에 심은 pea들 수확하기

7월에 심은 콩들 수확하기

마늘 심을 때이다. 내년 7,8월이 되어야 수확하게 된다는 것을 참고하여 심을 자리를 선택한다.

서리 내리기 전에 가보차나 butternut 같은 가을 호박 수확하기.  잘 영글면 영글수록 깊은 맛이 있으며 더 오래 저장할 수 있으므로 손톱으로 껍질을 찔러도 상처가 나지않고 돌처럼 단단하며 황색의 늙은 빛을 담을 때까지 두었다가 일기예보에 서리가 내린다면 모두 따야 한다.

내년 여름 채소 키울 밭은 오랫동안 자라는 야채없이 비게 되는데 그곳에 겨울동안 키울 green manure (풋거름) 씨를뿌린다. 대개 여러가지 씨들을 섞어 한 봉투에 담겨져 있는데 화원에 가서 겨울용 green manure 씨를 찾아보면 된다. (풋거름 심는 이유는 좋은 흙 만들기를 참고)

좋은 흙 만들기

자라면서 농경지의 흙을 만져본 적도 없고 지금도 6칸의 조그만 텃밭을 유지하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럭저럭 20여년동안 친숙하게 된 흙에 대해 이젠 정리를 해두고 해마다 새로 배우는 내용들을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시작했다.

옷이나 신에 묻으면 탈탈 털어내야만 깨끗한 느낌을 갖게 하는 흙은 사실 알고 보면 그 속에 지상 위의 모든 생명체를 먹여 살리는 한 세계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눈에 보이는 지렁이나 벌레들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천문학적 수의 미생물들도 존재하는데 좋은 흙 1g 속에 적어도 천만개의 미생물들이 있다고 하니 엄청나다. 이 미생물들은 흙 속의 미네랄들과 자연 성분들을 바꾸어 식물의 뿌리가 흡수해서 자랄 수 있는 영양으로 바꾸어줄 뿐 아니라 식물의 성장 과정에 따라 필요한 영양분들을 때에 따라 다르게 공급하고 흙 속의 산소 관리, 수분 관리등 총 집합체를 모두 이 미생물이 관리해 나간다고 한다. 따라서 흙의 미생물들을 잘 키우는 것이 곧 식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유기농 거름과 화학 거름의 차이

유기농 거름을 준다는 것은 자연 성분들을 미생물들에게 공급해서 미생물들의 집합체가 더욱 왕성하게 운영되고 또한 영양분을 만들어 제 때에 맞춰 채소에게 공급하도록 하는 방법인 반면 화학 거름들은 식물에게 필요한 제한된 영양소들을 식물이 직접 흡수하도록 주기 때문에 흙 속 생물들의 존재와 역할을 완전 무시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화학 거름은 빨리 흡수되어 효과가 빠르기는 하지만 흡수되지 않은 것은 모두 씻겨 나가 흙을 좋게 만드는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반면 유기농 거름은 흙의 미생물들이 먼저 소화시키고 그래서 더 활성화된 미생물들이 야채의 성장에 맞는 영양분을 필요에 맞춰 공급하기 때문에 천천히, 꾸준히 효과를 나타낸다.  그래서 유기농 거름들을 사용하면 한 계절이나 한 해에 거름 성분이 모두 쓰여지지 않고 그 다음 해나 또 그 다음 해까지도 그 효과가 유지되기 때문에 해마다 흙이 더 좋아져서 굳이 많은 거름을 하지 않아도 건강한 야채를 키울 수 있는데 화학 거름을 사용하는 밭에서는 시간이 지나도 흙이 더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오히려 먹을 게 없어 미생물들이 없어져 버린다) 끊임없이 화학 거름에만 의존해야 한다.

미생물들이 만든 영양분으로 자라는 식물들은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도 잘 견디고 맛도 더 있는데 야채의 세포들은 자기 성장 속도에 맞게 천천히 자라야만 맛을 제대로 만들어 내는 과정에도 성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기 농산물이 아무리 시장에 많이 나와 있다해도 집에서 제 철에 맞춰 키우고 수확해서 금방 먹는 싱싱한 야채의 맛을 시장에서 구하기는 힘들다. 물론 요즘 농산물들이 전문화 되면서 내가 키우는 것보다 더 맛있는 야채를 공급하는 곳이 있으면 나도 사 먹는 쪽을 택하기도 한다.

ph (산성도를 나타내는 수치)

너무 복잡한 얘기같지만 흙에 관한 글이라 이 산성도에 대한 언급을 빠뜨릴 수가 없다.  ph란 흙이 산성인지 중성인지 알칼리성인지를 알 수 있는 수치로서 ph가 낮으면 산성, 높으면 알칼리성이라고 부르는데 0-14의 수로 표현된다. 중성인 6-7의 흙은 좋은 박테리아들이 좋아하고 대부분의 야채들도 좋아하지만 일부 야채나 꽃들은 중성에서 조금 알칼리쪽으로 치우친 흙을 좋아하기도 하고 (clematis, peony, peas and beans, saxifrage,...) 또 일부 꽃들은 중성에서 산성으로 조금 치우친 환경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blueberry, 철쭉, 시애틀 집집마다 갖고 있는 rhododendron, heather등등) .

ph는 시중에서 파는 soil test kit으로 측정할 수 있다.  참고로 흙을 좀 더 산성화 시킬려면(ph 수치를 낮추려면) garden sulfur, peat, 소나무 잎, 마시는 차 잎 찌꺼기들, 커피 찌꺼기 등등을 섞으면 되고 알칼리화 시킬려면 limestone 가루나 굴 껍질 가루등을 섞으면 된다. 그래서 만약 커피 찌꺼기나 peat moss를 많이 섞게 되는 경우 limestone 가루를 함께 섞으면 지나치게 산성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시중에서 파는 흙의 종류

미국에서는 용도에 따라 만들어진 여러가지 흙 외에도 흙에 섞는 다양한 자연 성분들과 거름들을 많이 판다.

아래의 4가지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흙들인데 처음 2가지는 자칫 혼동하기 쉽다.

  • potting soil - 화분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흙이 쉬 마르지 않고, 물이 잘 빠지며, 옮기기에 쉽도록 가볍게 만든 화분용 흙으로 거름이 조금 섞여 있고 살균된 흙이다.
  • gardening soil - 수분이나 공기를 함유할 수 있으면서도 물이 잘 빠지며 적당한 거름들이 섞여 있는 살균된 흙으로 밭의 흙을 조금 보충해야 할 때 사용하면 된다. 이 흙을 화분에 사용하면 물이 잘 빠지지 않고 무거우니 화분에는 potting soil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 succulent mix - 선인장 종류의 식물들을 위한 흙 - 뿌리가 젖어 있지 않도록 물이 잘 빠지는 흙으로 모래를 주 성분으로 만든 흙
  • seed starting mix - 씨앗 뿌릴 때 사용하는 흙으로 화분 흙보다 덩어리들이 없어 여린 뿌리들이 잘 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흙.

Amendment (흙을 좋게하기 위해 섞어주는 자연 성분들)

영양을 많이 포함한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어서 대충 많은 것 부터 영양이 없는 순서대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나열해 보았다. 영양과 상관없이 모두 흙의 구조를 좋아지게 하여 물이 잘 빠지면서도 물을 함유하게 해주고, 뿌리가 잘 내리고 숨 쉴 수 있도록 하며, 흙 속의 생명체들이 좋아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큰 몫을 한다. 따라서 처음 밭을 만들 때는 넉넉히 섞어야 하고 그 다음 부터는 야채를 심을 때마다 조금씩 섞어주거나 채소 주변의 흙 위에 덮어주는 mulch 역할로 사용하면 된다.
  • worm casting 지렁이 키우는 통에 깔아주는 톱밥과 배설물이 함께 섞힌 거름
  • horse manure 말의 곳간에 깔아주는 straw나 톱밥과 말똥을 함께 썩힌 거름
  • farm manure 외양간 두엄을 외양간 바닥에 깐 물질들과 함께 썪힌 퇴비
  • chicken manure 닭장에 깔아주는 톱밥과 닭똥을 함께 썩힌 거름
  • mushroom compost 버섯을 키운 후 수확하고 남은 것들을 썪혀 만든 거름
  • compost 퇴비
  • leaf mold 나무 잎들을 모아 썪힌 거름으로 잎들이 가루가 되는데 보통 3년쯤 걸린다. 영양은 많지 않으니 흙 속에서 거름으로 섞기 보다는 나무 아래 흙 위를 덮어준다든지 컴포스트에 너무 젖은 재료가 많을 때 섞어준다. 
  • peat moss - 영양은 거의 없으나 가볍고 물을 잘 함유할 수 있어서 화분 흙에 주로 사용된다.  산성인 Peat moss를 흙에 섞을 때에는 limestone 가루를 함께 섞어 흙이 산성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예방한다.

유기농 거름들 (organic fertilizers)

거름에 대해 얘기하자면 거름 봉투 마다에서 볼 수 있는 2-6-1 처럼 생긴 세 숫자의 정체를 먼저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이 세 숫자는 n (nitrogen 질소) p(phosphorus 인) k(potassium 포타시움)라는 세 성분의 상대적인 비율을 이 순서로 나타낸 숫자들이다. 다시 말해 2-6-1이라는 숫자는 거름 속에 포타시움의 2배 양의 질소가 들어 있고 6배 양의 인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야채들은 많은 종류의 영양소들을 필요로 하지만 위의 3가지가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성분들인데 왜 이런 복잡한 얘기를 해야 하는가 하면 거름을 살 때 잎사귀 먹는 야채에 줄 것인지 토마토, 오이, 고추처럼 열매 맺는 야채에 줄 것인지에 따라 다른 거름을 사야하고 그 숫자들을 참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거름들을 보니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와 있다.
  1. 한가지 성분만 포함한 가루 (예:bonemeal, bat quano, blood meal)
  2. 사용 목적에 맞게 여러가지를 섞어 파는 가루들(blend) (예: 불루베리를 위한 거름, 구근들을 위한 거름, 토마토 같은 야채들을 위한 거름등등)
  3. 액체 거름: 액체를 물에 섞어주기 때문에 흡수가 빠르고 그래서 효과가 가장 빠른 거름이다.  한가지 또는 섞은 것들이 있는데   생선을 갈아 썪힌 fish fertilizer와 미역 거름( kelp fertilizer)이 대표적이다. 이 액체 거름들은 반드시 통에 쓰여진 비율로 물에 섞어서 사용해야 한다. 먼저 물을 주고 그 다음에 거름 물을 주면 더 안전하다
거름들의 영양 수치의 예
  • bat guano(박쥐 똥)10-3-1
  • bonemeal(뼈가루) 3-15-0
  • blood meal(피 말린 가루) 13-0-0
  • alfalfa meal(알팔파 가루)2-1-2
  • fish meal(생선 말린 가루) 9-4-1
  • fish bone meal (생선 뼈 가루)3-18-0
  • phosphate rock powder (돌가루) - 미네랄 공급원
  • greensand (미역이 많이 섞인 돌가루)- 미네랄 공급원
  • ground limestone (돌가루)- 좀더 알칼리화 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돌 가루
  • kelp meal(미역가루)- 미네랄 공급원
거름 선택 방법

요즘 워낙 다양하고 좋은 자연 거름들이 많이 나와있어 포장지의 사진을 참고하면 선택하기 쉬운데 대개 그 거름이 도움되는 야채나 꽃 사진들이다.  그리고 아래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 잎을 먹는 야채들(상추, 근대, 케일, 배추 등등)- 첫 숫자가 제일 높은 거름
  • 열매 맺는 야채들(토마토, 오이, 고추, 호박 등등)과 뿌리 먹는 야채들(무우, 마늘 등등) - 가운데 숫자가 제일 높고 첫번째 숫자가 그 다음으로 높은 거름 
거름은 언제 섞어주는가?

야채를 심기 전에 흙에 섞는 거름을 밑거름이라고 하는데 밑거름은 뿌리 내리는 첫 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성장기 내내 꾸준히 영양을 공급해준다.  자라는 중간에 웃거름을 한번 주면 좀 더 연하게, 맛있게, 더 오래 수확할 수 있다. 웃거름 주는 방법은 야채 주변의 흙 위에 컴포스트나 닭똥 거름을 더 깔아준다든지, fish fertilizer를 물에 타서 뿌려준다든지 아니면 fish meal(가루)을 흙에 조금 긁어 섞어주면 되겠다. 특히 열매 맺는 오이, 호박, 토마토, 고추 같은 야채들은 영양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한차례 열매들을 거두고 난 후 웃거름을 한번 주면 다음 열매를 키워내는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거름을 많이 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니 봉투에 쓰여진 설명서을 참고 한다.  거름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식물은 푹푹 자라는데 맛은 싱거워진다.  그리고 거름을 필요로 할 때가 있고 필요 없을 때가 있다.  식물이 영양을 많이 필요로 하는 때는 왕성한 성장기, 다시 말해 식물의 크기가 부쩍부쩍 자랄 때와 열매을 만들어 낼 때이다.  더 이상 식물의 새 가지들이 뻗어나가지 않고 이미 맺힌 열매들을 익혀가는 과정에서는 더 이상 거름을 할 필요가 없다.  이 때에는 물도 조금 줄여줘야 열매들이 더 달다.  그래서 대개는 밑거름과 한번의 웃거름 정도면 충분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좋은 흙을 만들기 위해 섞을 것들
  1. 자연 성분들 organic matter: 컴포스트나 manure들(chicken manure, horse manure, farm manure, worm casting, green manure, etc)을 해마다 섞어준다.
  2. 미네랄: 돌가루들(limestone, rock phosphate), greensand, kelp meal 등을 4년에 한번만 섞어준다.  그런데 워싱턴 오레곤 주는 이 원칙과 조금 다르다. 초가을부터 비가 워낙 오래 오기 때문에 미네랄과 micronutrients가 다 씻겨 나가므로 밑거름을 할 때 매번 보충해 주어야 한다고 한다.  쉬운 방법은 이곳 Pacific Northwest에 맞는 거름을 만들어두고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을 때마다 거름으로 섞어주는 것이다.  (거름 만들기 링크 참고)
  3. 유기농 거름들
시애틀이 위치한 Pacific Northwest의 기후에 알맞는 거름 만들기

윤작(crop rotation)

풋거름(green manure)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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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의 전문가 Eliot Coleman이 얘기하는 좋은 흙에 꼭 필요한 5가지 성분들
이 부분은 내가 참고하기 위해 그냥 노우트 해 두는거다.

윤작과 풋거름 키우기(green manure)를 실천하고 일년에 한번씩 컴포스트를, 4년에 한번씩 미네랄(돌가루나 미역가루)을 섞어주며, 야채를 수확한 자리에 또 다른 야채를 심을 때에는 약한 거름인 alfalfa meal을 섞는 정도면 건강한 야채를 키우기에 필요한 영양분은 충분하다고 40여년의 유기농 농장 경험을 가진 Eliot Coleman은 얘기한다.  아래는 그의 책에서 인용하는 좋은 흙에 꼭 필요한 5가지 성분들
  1. Organic matter: 컴포스트나 manure. (한 해씩 걸러서 1 에이커당 20톤을 섞으라는데…)
  2. Rock Phosphate: 자연산 돌가루인데 4년에 한번씩 섞어주면 된다고..
  3. Greensand Marl(Glauconite): 고대에 바다였던 곳에서 채취한 가루인데 포타시움이 조금 들어있기도 하지만 다양한 micronutrients들이 들어있다. 이것도 4년에 한번씩 섞어 준다. 만약 greensand를 구할 수 없으면 말린 해초 가루(Kelp meal)를 대신 사용한다. 
  4. Limestone Rock: 칼슘과 마그네슘이 들어 있는 돌 가루로서 ph를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Ph가 6.2-6.8이 유지되는 만큼만 섞는다.
  5. Specific Micronutrients(미량 양분 비료): 토양 검사를 통해서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섞는 특정 성분들로서 zinc, copper, cobalt, boron, molybdenum등인데 정기적으로 ph를 검사해서 관리하고 충분한 자연 성분의 퇴비들을 섞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Boron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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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샐러드

나의 favorite 샐러드는
아작아작한 로메인 상추와
고소한 아보카도,
짭짤한 녹색 올리브와
꼼꼼하고 크리미한 raw blue cheese (gorgonzola나 feta 치즈도 OK) 위에
balsamic 식초와 extra virgin 을 섞어 올리고
그 위에 바다 소금을 쬐끔 뿌린 것이다.

발사믹 식초의 단 맛을 살리기 위해서는 식초와 오일과 섞을 때 소금을 함께 섞지말고 위에 따로 조금만 흩뿌려 주는 것이 좋다. 샐러드의 식초와 오일의 비율은 보통 식초 1에 오일3인데 나는 1:1.5 정도로 섞는다. 섞을 때 그릇에 담고 숟가락으로 저어주면 걸쭉하게 된다.  나는 아예 조그만 컵에 젓는 수저를 꽂아 오일 옆에 두고 식초와 오일을 컵에다 섞은 후 야채위에 부어 먹는다.  raw blue cheese와 발사믹 식초는 costco에서 구입했고 녹색 올리브는 spanish 올리브보다 크기가 작은 Manzanilla를 더 선호하는데 아무래도 큰 것보다 덜 짜고 맛이 부드럽다.  Trader Joe에서 작은 병으로 구입할 수 있다.  우리 식구들은 샐러드 위에 삶은 계란이나 smoked king salmon 등을 올려 먹는 걸 좋아한다.



코스코에서 산 발사믹 식초와 불루 치즈


그 전에 불루치즈의 한 종류인 골곤졸라를 샐러드에 섞었는데 친구 영희씨가 맛있는 이 치즈를 발견하고 알려줬다. 골곤졸라보다 더 크리미한 우유맛이 느껴지면서 깊은 치즈 맛을 갖고 있다.  불루 치즈의 콤콤한 맛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리스 치즈의 한 종류인 feta 치즈를 섞으면 된다.  feta는 덩어리로 된 것도 있고 먹기 좋도록 부스려 놓은 것도 있는데 두가지 모두 코스코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요즘 코스코에는 그리스에서 직접 수입한 feta가 통에 담겨져 나오는데 미국산보다 훨씬 맛은 있지만 가격은 거의 두배정도 비싸다.

2012년 9월 20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변하듯 my favorite도 철에 따라  달라진다. 열매 채소가 많은 여름에는 채썬 오이, 잘게 썬 고추, 토마토, 채로 썬 주키니 호박과 잎사귀 야채를 함께 섞고 그 외의 계절에는 주로 다양한 녹색 채소들을 숭덩숭덩 썰어 삼삼하게 담은 고추 짱아찌나 무우 짱아치를 잘게 썰어 섞으니 개운한 맛이 보태져서 좋다.  고소한 맛으로는 단연 아보카도가 좋고 가끔 불린 후 껍질을 깐 생 아몬드도 함께 섞는다.  기름 대신 들기름 가루를 조금 뿌려 간장과 라임쥬스, 꿀을 섞어 먹으면 동양식 겉절이같은 샐러드가 된다.  최근에는 아작한 사과를 잘게 썰어 섞기도 한다.   야채 씨를 뿌릴 때에는 샐러드 접시를 상상해본다.  이번에는 어떤 모듬을 만들어볼까?  

2010년 4월 15일 목요일

굵은 씨 싹 틔우기

미세스 리에게서 배운 방법인데 마른 콩을 땅에 묻어두고 계속 물 주는 것보다 백배 편안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이렇게 해서 싹이 트는 놈들만 땅에 심으면 되기 때문이다. 굵은 씨들은 일단 이만큼만 해서 흙에 묻어주면 금방 싹이 올라온다.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콩들의 싹을 달팽이가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어느 정도 크면 먹지 않는데 잎사귀가 한 두개 올라올 때 싹뚝 잘라 먹어버린다. 그래서 나는 싹 틔운 콩을 조그만 화분에 심어 조금 길렀다가 밭에 묻거나 땅에 직접 내다 심으면 위에 뭔가를 덮어 보호해준다.


Runner Bean 'Scarlet Emperor'


pole bean 'Kentucky Wonder'


섞여 있는 씨들은
해바라기 sunflower 'Mammoth'
Sweet Pea 'Mammoth Mix'
Nasturtium 'Empress of India'

2010년 4월 4일 일요일

채소밭 일지/4월


4/23
여름 야채 모종들을 정성드려 가꾸시는 미세스 리의 모습을 담았다.
올 봄이 너무 추워 온실 속에다 또 비닐을 덮어 두셨다고.
보이는 야채들은 고추, 한국 호박, 가보차 호박, 오이, 토마토 들이다.
물을 줄 때 잎에 닿으면 좋지않다고 하나하나 화분들을 들어서 물 주시는데 물의 온도도 실내와 같이 만들기 위해 그 전날 물을 온실에 갖다 놓으신다.
해마다 이렇게 넉넉히 준비해 주셔서 얻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젖은 페이퍼 타올로 씨앗을 덮어 뿌리가 살짝 나오도록 한 후 이렇게 잎이 닿지않도록 큰 통에 심는다.  고추씨의 껍질이 아직 붙어있다.

토마토

지혜로움이 엿보인다.

본잎들이 올라와 각자 한개씩 따로 심었다.




4/16
봄의 시작이 확실한 요즘
미선의 밭에는 누가누가 자라고 있을까

고수(cilantro)
고수 씨 하나씩 묻었는데 이렇게 두개씩 올라온다. 근대처럼.

배추
작년 집에서 받은 씨를 뿌렸더니 케일과 섞인 잡종들이 몇 개 섞여 있다. 이제 솎아서 먹기도 하고 미세스 리가 모종으로 캐어 가셔도 될 것 같다.
앞에는 arugula, 뒷켠에는 쑥갓
겨울동안 자란 시금치
작년 10월에 심었던 시금치라 뿌리가 달다. 종류는 'bloomsdale'

초봄에 한번 잘라먹었는데 또 올라온 부추

겨울을 잘 버틴 고수
꽃대가 올라오면 그대로 두어 꽃을 피우게 할 것이다. 이유는?

케일에 꽃대가 올라오네.
더 씨 받을 필요가 없으니 뽑을 것이다. 꽃대가 올라오면 영양분이 모두 꽃대로 가기 때문에 잎의 맛이 없어진다. 잎의 맛이 없다는 말은 잎이 질겨지며 케일 특유의 냄새가 강해진다는 뜻이다. 케일은 겨울과 내년 봄까지 먹을 수 있도록 여름 끝에 다시 씨를 뿌릴 예정이다
왼쪽이 방아,
동네 고양이들이 우리 밭에서 볼일 보는 걸 좋아하는데 나는 당연히 싫지. 한달 전에 흙 준비할 때 세 번이나 똥 만졌는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
마늘

대파와 leek 씨 뿌리고 덮어두었다. 자주 물 주기 싫어서..

4/12

오늘은 마침 일이 없어 좋은 날인데 날씨까지 좋아서 밭에 나가 이곳 저곳을 쑤시고 다녔다. 자세히 보니 8일 전에 뿌렸던 열무가 올라오고 있다. 날씨가 따뜻하면 이틀이면 싹이 트는데 추워서 오래 걸렸다. 하늘과 땅을 어찌 그리 잘 아는지.. 흙을 미처 덮어주지 못한 씨들도 뿌리를 땅에 박고 접어 두었던 맑은 연두빛 잎들을 하나씩 펴고 있다.
초봄에 너무 일찍 뿌려 엉거주춤 자라지 못하는 상추밭을 긁어 로메인 상추 씨들을 다시 뿌렸다. 로메인은 쌈을 싸 먹기에는 뻣뻣한 듯 해도 샐러드로는 아작아작해서 너무 좋다. 그린하우스에서 자란 어린 earthbound farm의 spring mix를 사면 며칠도 가지 않고 잎이 상하기 때문에 겨울동안에는 trader Joe에서 로메인 상치를 사먹는다. 왜 t.j. 냐고? 야채들을 자주 들여오기 때문에 다른 가게들보다 싱싱하고 가격이 제일 싸기 때문이다.

방아 씨도 조금 뿌렸다. 겨울을 살아남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씨를 다시 심어 먹어야 잎이 부드럽다. 씨가 트고 먹을 수 있을 때까지 먹을 작년 방아들을 남겨둔다. 향이 독특한 방아는 다진 양파와 할레피뇨 고추를 섞어 부치개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상치 쌈에 한 장씩 섞어 먹기도 한다. 방아 부침은 특히 나의 아시안 친구들이 너무나도 좋아하는 음식중의 하나이고 그 친구들도 집에서 키워 부침을 만들어 먹고 있다. 미국 회사에서 방아 씨를 파는 곳이 있어 보니 영어로 Korean Licorice Mint라고 이름을 붙였다. 약초의 카테고리에 넣어 놓았는데 감기 증세에 좋고 에너지가 부족할 때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내일 당장 먹어야겠다) 보라색의 잔잔한 꽃들을 나비들이 아주 좋아하고 잎사귀를 tea에 사용하라고 추천한다. 꽃들은 샐러드에 넣으면 좋다고 하는데 나도 올 여름에는 방아꽃을 많이 이용해 보아야겠다. 방아씨 파는 곳
방아

취의 자리를 옮기고 비듬 나물 씨도 뿌렸다. 미국에서는 비듬을 잡초로 여기는데 나는 비듬을 아주 좋아한다. 여러 해 전에 메리온 베리 u-pick 농장에 갔다가 빈 밭에 가득한 비듬을 보고 하루 잠시 세상을 잊고 비듬만 땄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아직도 하나쯤 냉동고 야채칸에 남아 있으리라. 이젠 되도록이면 냉동고에 야채를 넣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계절에 맞는 야채와 과일들을 먹어야지.

4/4

그저께 새벽 2시까지 윤작 도표 그리느라 엎드려 목을 3시간 정도 빼고 있었더니 아침에 목이 뻐근했다. 도표는 3년 윤작이 목표이지만 토마토와 고추 자리를 바꾸다 보니 6년의 계획이 2 장의 종이에 그려져 한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도표만 보면 8월 밭에 어떤 농작물들이 있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계획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이 즐겁다. 그 전에는 계획없이 이 곳 저 곳에 심으면서 윤작을 제대로 하지 않는 죄책감이 늘 게름칙하게 있었는데 이젠 master plan을 갖게 되었다. 올 한 해는 이 계획표를 테스트하고 다듬어야겠다.

며칠 바람과 함께 비가 많이 내리더니 오늘 하루 잠시 해가 나고 비가 없길 래 추운 계절 야채들을 몇가지 심었다. 김치용 열무와 mustard green, 봄에 먹을 케일 조금, 메주콩, green bean, yellow bean, 대파, leek.

3/18에 심었던 야채들이 그동안의 추운 밤들을 견디고 본 잎들이 나오고 있다.

patio의 릴리들을 다시 심어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