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씨 Seed

한 알 한 알의 씨들을 손바닥에 올리고 볼 때마다 참으로 신통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쬐끄만 알갱이마다 자체의 삶을 담고 있어 각자의 성격과 능력이 모두 다르다는 점과 알갱이들이 앞으로 흙과 함께 펼쳐낼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이다.

씨에 물이 닿으면 내부에서 싹 틔울 준비가 시작되고 씨를 보호하던 껍질이 터지면서 뿌리가 먼저 나와 흙의 영양과 수분을 흡수하기 시작하면서 한 쌍의 자그만한 떡잎을 먼저 키워낸다.  떡잎이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본잎을 만들어 내 보내는데 떡잎은 모양들이 거의 비슷해서 식물의 종류를 가늠할 수 없지만 본 잎을 보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다.  책에서 보니 떡잎 만들기까지는 씨 자체에 미리 저장되어 있는 영양분을 사용하고 본 잎부터는 자체적으로 만드는 영양에 의존한다고 한다.  씨에 물이 닿으면서부터 내장된 유전 프로그램에 따라 삶이 내부에서 시작됨과 동시에 외부에서는 곰팡이와 박테이아의 공격들이 시작된다.  그래서 흙이 너무 축축하면 Damping off라고 해서 결국 여리디 여린 싹이 조금 올라오다가 곰팡이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수분이 너무 없으면 말라 죽고 씨에 저장된 에너지로 떡잎까지 힘들게 올렸는데 달팽이가 싹뚝 잘라먹으면 본잎은 꿈도 못 꾸고 삶을 마감해야 하는 모습을 흔히 본다.  그래서 한 쌍의 본 잎이 성공적으로 올라와 자기의 identity를 확실히 보여줄 때가 되어야 비로소 큰 고비는 넘겼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각 씨들의 능력이 모두 다르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건강한 놈들은 어지간한 외부의 공격들을 이겨내고 힘차게, 빠른 시간내에 본잎을 올리고 앞으로의 성장 과정도 왕성한 반면 약한 씨들은 싹 트는데도 오래 걸리고 올라오는 싹도 약할 뿐더러 앞으로의 성장 과정도 왕성하지 못할 것이다.
 
언듯 씨를 보면 생명체 같지 않지만 씨도 살아 있어서 숨도 쉬고 먹을 양분도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씨가 갖고 있는 양분에는 한계가 있어서 갖고 있는 영양분이 동이 나면 더 이상 생명력을 유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일정 기한이 지나면 싹을 틔우지 못하는 것이다.  생명력을 보다 오래 갖고 있을려면 온도가 적당히 낮고 수분도 적은 환경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며 전문가들은 습기를 빨아들이는 가루와 함께 잘 밀봉해서 냉장고에 보관하기를 권하던데 나는 씨를 수확할 때 아주 잘 영글도록 두었다가 냉동실에 보관하니 오랫동안 좋은 발아율을 유지해서 모든 씨들을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다. 

열매 맺는 채소의 씨는 주로 열매 속에, 잎을 먹는 야채들은 꽃대가 올라와 꽃을 피운 뒤 꽃이 달렸던 곳에 씨가 맺히는데 씨를 받을려면 영글도록 두어야 한다.  그래서 씨 받을 열매는 가지에 달린 채 완전히 익은 후 색이 변하고 열매가 어느 정도 늙도록 둬야 하고 꽃에  맺히는 씨들은 꽃이 피었다가 말라 떨어지고 난 후에 씨가 맺히며 다 영글면 씨를 싸고 있는 껍질들이 말라 밤색으로 변하면서 까슬까슬해짐으로 알 수 있다.

시애틀의 여름이 짧아 나는 열매 맺는 여름 야채는 씨를 심어 키워내기 보다는 서리의 위험이 없을 쯤 온실에서 잘 길러 나온 모종을 사기 때문에 열매의 씨는 거의 받지 않는 반면 잎이나 뿌리 야채의 씨는 한 포기만 남겼다가 씨를 꼭 받아본다.  대신 씨 받을 야채는 F1(개량종)이 아니고 OP(Open Pollinated; 자연 수정)임을 확인하고 씨나 모종을 산다.    F1의 많은 장점들이 한 세대만 유효한 탓에 씨를 받아 다시 뿌리면 씨가 아예 싹이 안 트는 씨일 수 있고 또는 그 부모 만큼 잘 자라지 못할 수도 있고 또는 어떤 성격을 가진 씨가 될 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야채에 따라서는 OP를 아예 살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요즘 주변에 heirloom(에얼룸)이라는 단어가 종종 보인다.  여름에 식품점에 가면 아름다운 heirloom 토마토가 특히 눈길을 끄는데 우리 눈에 익숙한 일반 토마토들과 모양과 색깔, 질감, 그리고 맛이 다르다.  농업이 기계화, 대량 생산화되면서 1970년대부터는 농업 환경에 맞는 개량종의 개발이 활발해지고 이렇게 키워 진 농산물들이 시장을 점유하다가 최근 들어 그 이전에 존재하던 농산물들에 대한 호기심이 다시 생기면서 개량(잡종화)되지 않은 씨들을 다시 찾고 보존해 나갈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Heirloom이라는 단어의 정의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우리는 두가지만 기억하면 될 것 같다.  Heirloom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은 씨나 식물들은 첫째, 농업이 근대화 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식물들이고 둘째, 여러 세대에 걸쳐 OP로만 수정되어왔기 때문에 옛날 조상들이 수확했던 식물들과 같은 성격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heirloom 씨나 모종을 키워 내가 씨를 받으면 이 또한 그 부모의 성격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씨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정의 채소 밭에서는 OP로 자란 식물을 키워도 종종 본의 아니게 잡종이 되기도 하는데 가까운 거리에 다른 종류의 꽃들이 비슷한 시기에 피어 있다보면 생길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식물에 따라 다른 종류와의 수정이 허락되는 것도 있고 허락되지 않는 식물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받은 씨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전에 일단 내가 한번 키워 확인을 해 본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내가 받은 씨는 이미 우리 집 흙과 기후와 환경에 적응이 되어서인지 싹도 더 잘 나고, 잘 크고, 맛 있어서 해마다 야채를 뽑고 정리할 때 제일 잘 자란 놈으로 적어도 하나는 남겨서 꽃도 즐기고 씨도 받는다. 야채 꽃들이 밭 주변에 있으면 호박벌을 비롯해 다양한 크기의 곤충들이 드나들기 때문에 여름 야채들의 수정에도 도움이 된다.

씨들을 받아보니 채소 한그루에서 엄청난 양의 씨가 나온다.  그만큼 씨를 사지 않아도 되니 너무나도 경제적이다.  거기다 말린 가지에서 걷을 만한 씨들을 수확하고 남은 대들은 다시 밭에 가져 가 흙 위에 뿌려두면 늦게 영글은 씨들이 여기 저기 올라오기 때문에 뿌리지도 않고 거저 거두어 들인다.  자연은 참으로 넉넉하게 돌려준다.  내가 조금만 수고하면.

지금까지 씨 받은 경험이 없다면 꼭 한번 해 보시길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다.  풍성히 얻게 되는 씨도 씨지만 식물의 전체 life cycle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씨를 어떻게 받는 지 잘 모르겠거든 그냥 늙도록 둬 보시라.  꽃이 져도 그냥 두었다 한참 후에 꽃이 맺혔던 부분을 보시라. 새로 마련된 새 생명들이 오물조물 그 속에서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다 오지 않으면 알아서 흙 위에 흩어 뿌리리라.

sugar snap pea

Scarlet Emperor runner bean

Collard green

dill

상추 씨 mix

영글고 있는 collard green

영글고 있는 상추씨

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채소밭 일지 10월15일/풋거름

오늘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기온은 그다지 춥지 않다.  오이 옆과 부엌 창가에서 자라던 보라색 큰콩(Scarlet Emperor)들을 모두 뽑아 정리하고 오이가 있었던 자리와 토마토, 고추, 호박 주변에는 풋거름 씨를 뿌렸고 창가에 있던 박스에는 풋거름을 키우지 않는 대신 걷은 콩 가지와 잎들을 잘게 썰어 그 자리에 다시 쌓아 두었다.  풋거름을 키우는 이유가 이런 녹색(질소 공급원) 성분을 흙에 추가하기 위함인데 흙 위를 덮어주면(덮어주는 것을 영어로 mulch라고 한다) 겨울 비에 흙이 단단해지는 것도 예방해 주고 질소도 공급하고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자연 성분도 더해진다.


 해바라기 심었던 화분 위의 흙도 해바라기로 덮어주었다

꽃이 짙은 주황색인 이 콩은 hummingbird가 좋아하기 때문에 새들을 보기 위해 부엌에서 내다 보이는 곳에 심어 놓고 매일 아침 식사하러 오는 모습을 즐겼다.  껍질에 노란 빛이 돌면 콩이 영글은 것인데 따자마자 껍질을 까고 냉동실에 얼려두고 밥 할 때 한 줌씩 넣으면 좋다.  콩을 따지 않고 두면 마르면서 밤색으로 변하는데 가지에 달린 체 밤색으로 바짝 마른 콩은 냉동실에 따로 보관했다가 내년에 씨로 사용하면 된다.  모든 열매가 제 맛이 들어야 맛 있듯이 콩도 껍질에 노란빛이 돌도록 영글어야 콩 크기도 다 자랐고 구수한 맛이 있다.

마침 콩 얘기가 나왔으니 콩이 다른 식물들과 다른 점을 한가지 언급하고 싶다.  일반적으로 식물들이 자라는데 필요한 질소를 흙에서 공급 받는데 콩 종류들은 질소를 공기에서 가져와 변환시켜 뿌리에 포도 송이처럼 흰 질소 구슬들을 만들어 달고 있다.  그러니까 흙 속의 질소를 축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태준다는 뜻이다.   자랄 때에 자체적으로 질소를 만들어 성장에 사용하다가  뽑아낼 때 이 질소 구슬들이 흙 속에 남게되므로 흙에 질소를 보충해 주게 된다.  그래서 콩은 아주 어릴 때 잠시 흙의 질소에 의존하지만 자리 잡으면 거름을 주지 않아도 잘 자란다.

부엌 가까이 나무 통에다 심었던 콩들이 어릴 때 제대로 자라지 못할 정도로 진딧물이 많았었다.  손으로 한 두번 닦아주다가 손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어 인터넷을 찾아 보았더니 진딧물 없애는 한 방법으로 토마토 잎을 아주 잘게 다져 물을 부어 하룻밤 두었다가 물 만 따라내서 스프레이로 사용하면 된다고 한다. 토마토 잎에 독성이 있어 진딧물이 죽는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두 번 정도 넉넉히 스프레이 한 후로는 진딧물 수도 줄었고 콩도 잘 자랐다.  남편이 토마토 정리할 때 잎으로 스프레이를 만들어 냉동시켰다가 내년 봄에 사용하자고 제안하는데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콩이 어릴 때에는 토마토도 어리기 때문에 잘 자라는 잎 따기가 쉽지 않다.


가을용
오늘 씨 뿌린 풋거름(green manure)은 가을용으로 4가지 씨가 섞인 것을 몇 년전에 한 봉투 사다 여지껏 썼다.  여름에 키우는 풋거름도 있는데 겨울 난 야채들을 봄에 거둔 후 가을에 씨 뿌릴 곳에다 씨 뿌리고 30cm 정도 자랐을 때 잘게 잘라서 흙과 뒤섞어 주면 여린 녹색 채소가 가진 모든 영양분이 흙에 추가되므로 거름이 되는 것이다.  며칠 전 배추 모종들을 옮겨 심은 곳이 여름동안 모밀(buckwheat)을 길러 흙 속에 다시 섞어 풋거름을 준 곳이다.  가을에 뿌리는 풋거름은 겨울동안 길러 초봄에 씨 뿌리기 한달 전쯤에 잘라 흙 속에 뒤섞어 준다.  섞어준 야채들이 거름으로 변환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풋거름의 좋은 점은 흙을 덮어주는 이유와 비슷한데 싱싱한 녹색 채소가 영양분과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자연 성분을 제공하고 겨울동안 비로 인해 흙이 단단해지는 것을 막아주며 풋거름의 뿌리가 흙 깊은 곳에 있는 영양분을 위로 올려주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흙에 아무 식물이 없으면 미생물도 줄어드는데 풋거름으로 인해 그것도 예방해준다고 한다.
여름용

대개 풋거름으로 선택되는 식물은 해당 계절에 맞고 짧은 시간에 왕성하게 자라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그 지역에 알맞는 풋거름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화원에 가면 그 지역에 맞는 풋거름 씨들을 안내해 줄 것이다.  내가 사용했던 씨들도 이곳 northwest에 맞는 씨들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꼭 기억할 것은 풋거름 식물들은 성장력이 왕성한 식물들로 때로는 우리가 잡초라고 여기는 식물들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씨가 맺혀 떨어질 때까지는 키우지 말아야 한다.




뒷 쪽은 자르기 전, 앞 쪽은 잘라 준 풋거름
흙과 뒤섞어 두면 모양이 점점 없어지면서 흙의 일부가 된다. 

2012년 10월 13일 토요일

모종 옮겨 심기

9월 중순에 뿌린 배추 씨들이 잘 올라 와 모종을 옮겨 주었다.  옮겨 심을 곳을 준비하는 동안 밭의 한 구석에 씨를 조금 뿌렸는데 뿌릴 때에는 얼마되지 않아도 올라오는 모든 싹 하나가 배추 한 포기가 된다고 생각하면 많은 양의 배추이다.

아직 여름 볕이 약하나마 떠나지 않고 있을 때 어린 싹을 좀 더 키워 가을 겨울을 맞게 하고 싶었다.  가을동안 천천히 자라다가 날씨가 추워지고 거기다 비까지 내리면 채소들은 낮은 온도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할 뿐 아니라 축축함 속에서 여러가지 곰팡이나 질병들과도 싸워야하기 때문에 고달프리라.  그래서 너무 어려도 견디기 힘들겠지만 너무 자라면 더 추위를 이기기 힘들기 때문에 가을에는 거름을 봄보다 적게 준다.

이종할 때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옮겨야 새 장소에서 적응을 빨리하고 자라는데 지장이 없다.  만약 옮겨 심는 동안 흙이 부서러져 뿌리를 건드리면 잘 심어놓아도 뿌리가 적응하는 동안에는 아예 자라지 않고 가만히 있다.  그래서 그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조심해서 이종했다.  일반적으로 배추는 까다롭지 않아 이종에 잘 적응하는 편이다.  이번처럼 9 월 중순에 씨 뿌리고 10월에 이종하면 좀 늦은 감은 있는데 한가지 좋은 점은 흰나비가 더 이상 날아다니지 않아 여린 잎에 알을 깔 염려가 적다는 점이다.  그리고 올해는 가을 비가 늦게 시작되어 민달팽이의 공격도 적은 편이다.

이종을 시작하기 전에 뿌리까지 젖도록 모종에 물을 충분히 준 후 좁은 모종 삽(이종 삽)으로  하나 또는 하나씩 쪼개지 못할 경우에는 두개 내지는 3개의 덩어리를 파서 옮기는데 옮길 곳에다 물 뿌리개를 갖다 두고 하나씩 심자 마자 물을 조금씩 주고 다 심은 후에는 전체에 물을 준다.  하나씩 쪼개기가 힘들 때에는 두개나 세개를 일단 그룹으로 함께 옮겨 심었다가 새 장소에서 적응한 후 잎에 힘이 생기고 자라기 시작할 때 그 중에서 약한 놈들을 뽑아내면 된다.  만약 모종 수가 넉넉하지 않으면 이 때 조심해서 삽으로 약한 놈들을 뿌리가 다치지 않도록 퍼서 다시 이종해줘도 된다.  그러니까 처음 이종할 때 하나씩 나눌려고 세 개 모두의 뿌리를 심하게 건드리기 보다 한 덩어리로 새 장소로 옮겨 자리 잡게 한 후 그 중 2개를 다시 안전하게 옮기는게 경험에서 얻은 나의 요령이다.

옮길 곳에 성장한 포기 배추를 상상하며 적어도 30cm의 간격을 두고 심을 자리를 표시한다.  이 자리는 큰 놈들을 심을 자리다. 씨가 빨리 발아하고 크게 자란 모종이 앞으로도 까탈부리지 않고 왕성하게 잘 자랄 놈들이라 가장 오래, 가장 크게 키울 자리에 심고 그 사이 사이 중간에는 남은 여유 분의 작은 모종들을 심는데 이 놈들은 어느 정도 자라 배추잎들이 서로 닿을려고 할 때 뽑을 놈들이다.  그렇게 공간을 만들어줘야 나머지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깥  쪽에 달팽이 몫으로 어린 여유 분들을 심어 주는 것도 잊지 말도록!

뿌리의 제일 아래쪽에 삽을 넣어 잘 보존된 상태로 파 낸다.

준비된 구멍에 삽과 함께 넣되 모종의 흙 높이와 주변 흙 높이가 비슷한 깊이로 넣는다. 아직 모종은 삽 위에 올려져 있어야 한다. 

삽으로 받힌 상태에서 모종삽의 반대쪽(사진에서 오른쪽)  빈 공간을 먼저 흙으로 메운다.

삽으로 그대로 받힌 상태에서 삽 뒤쪽의 빈 공간을 흙으로 메운다. 

삽 앞 뒤로 공간이 다 메워져 삽을 뽑아도 모종이 움직이지 않을 상태에서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모종 주변의 흙을 누른 상태에서 삽을 빼낸다.

한 손으로 잎을 붙들고 방금 심은 모종 주변에 물을 뿌린다

이 방법으로 모종을 옮기면 뿌리가 그대로 흙에 묻혀 있기 때문에 해가 뜨거울 때 옮겨도 이종후 충격이 별로 없다.   내가 제시한 이 방법은 내가 사용하는 한 방법일 뿐이다.  각자의 손에 맞는 방법으로 하면 되겠는데 중요한 것은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이 부스러지지 않도록 고대로 옮기는 것이다.  흙 바뀜에도 적응해야 하는데 뿌리가 제 위치를 잃었다가 자리 잡으려면 시간이 걸리고 그러는 동안 자라지도 못하는 체 하루하루 나이를 먹어간다.  식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나이를 먹는다는 말은 채소는 날 수가 차면 다 자랐다고 성장이 멈추는데 예를 들어 이종하고 적응하는데  1주일이 걸렸다면 일주일 분의 성장을 빼앗긴다는 뜻이다.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찌개용 멸치 가루

커피 가는 기계에다 마른 멸치 갈고(제일 큰 무더기), 새우 갈고(오렌지 색), 표고 가루와 다시마 가루를 섞어 냉동실에 넣어두고 찌개에 사용하니 아주 편리하다.

다시마 가루가 많으면 미역에서 나오는 걸쭉함이 더해지고 표고와 새우가 많으면 두 맛이 틔므로 멸치 맛에 감칠 맛만 더해주도록 양을 줄여서 섞는다.

밥 위에 솔솔 뿌리는 연어 가루

 남편 도시락 샐러드에 넣을려고 코스코에서 훈제된 Sockeye 연어를 가끔씩 사는데 매운 맛을 전혀 못 먹는 남편이 연어 위에 뿌려진 후추가 너무 많다고 불평이다.  그래서 팩키지를 열자마자 후추가 뿌려진 윗 부분을 모두 잘라내고 나머지만 그릇에 담아두고 사용한다.

잘라낸 부분을 말려 밥 위에 솔솔 뿌리는 양념(일본 말로 뭐라고 하던데..)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해 보았다.

말린 후 연어를 커피 가는 기계에다 pulse 해서 너무 곱지 않도록 갈고 김밥 김을 살짝 구워 손으로 찢은 후 커피 가는 곳에다 또 적당한 크기로 갈았다.  적당한 크기란 뿌리는 통의 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이다. 짭짤하고 스모키한 연어와 김과 깨를 모두 섞은 후 사용해 보았더니 후추의 매운 맛도 나머지 재료에 가려져 순해졌다.

훈제 연어를 처음 말려 보았는데 생각보다 쉽게 말려졌다.  낮은 불에다 천천히 말려야 함으로 다른 일을 하면서 가끔씩 들여다 보고 뚜껑에 맺힌 물기만 여러 번 닦아주었더니 마지막에는 더 이상 수분이 생기지 않아 꺼내서 그릇에 담고 완전히 식힌 후 갈고 나머지 재료들과 섞어 주었다.  이런 식으로 말리는 요령을 다른 재료에 적용하면 다른 맛의 가루들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무쇠  후라이팬에 뚜껑을 덮고 중불과 낮은 불 중간 쯤에서 시작했다.  무쇠냄비를 일단 데워야 하니까. 처음에는.

뚜껑에 맺히는 수분을 종이 타올로 닦아주고 또 덮어 주고를 반복하다가  


 아이디어가 생겼다. 젖은 타올을 뚜껑 위에 펴서 올려놓으니 잠깐 동안 마른다. 그러면 또 수분을 닦아주고..몇 번 반복하다 보니 다 말랐는 지 이젠 뚜껑에 수분이 맺히지 않는다.

팬이 어느 정도 데워진 후에는 아주 낮은 온도에서 계속 말렸다.





 

팬에서 다 말린 후 그릇에 담고 식히다 

커피 가는 기계에다 살짝 살짝 돌렸더니 적당한 크기로  잘 갈아졌다

 





통에다 담고 위에 이름을 붙인 후 냉동실에 보관한다.

이렇게 말린 연어를 마요네즈, 크림치즈와 조금씩 섞은 후 dill, 레몬즙, 소금만 넣으면 dip으로도 좋을 것 같다.

2012년 10월 4일 목요일

포카챠 focaccia 만들기

로즈메리는 이름도 예쁘고 향기도 아주 좋다.  그저께 몇 가지를 잘라 큰 가지들은 말리고 잔가지들을 창가에 두었더니 볼 때마다 포카챠 빵 생각이 나길래 그 날 당장 반죽하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오늘 아침에 눈 뜨자마다 꺼내놓고 점심 시간쯤에 만들었다.

포카챠의 매력은 구멍이 숭숭 뚫린 빵 자체의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과 울퉁불퉁해서 더 먹음직스러운  윗부분이다.  어느 한 구석도 매끈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패인 홈 속에 고인 올리브 오일이 있어 한 입씩 베어 물 때마다 빵과 올리브 오일의 고소한 어울림을 맛 볼 수 있다.

포카챠는 위에 발라주는 오일의 향과 맛에 따라 다르게 만들 수 있는데 간단하게는 Extra Virgin Olive oil과 굵은 소금 만으로도 맛있는 빵이 된다.  친구 아들은 심플한 이 빵을 좋아해서 놀러온다고 하면 반죽부터 시작해둔다.  조금 향을 더하자면 로즈메리가 이 빵에 아주 잘 어울려서 EVOo(Extra Virgin Olive oil)를 작은 팬에다 붓고 듬성듬성 다진 로즈메리를 넣고 따뜻하게 데우기만 하고 불을 끈다.  그러면 향이 오일 전체에 배어나와 기름이 닿는 곳에서는 로즈메리 향도 함께 난다.

심플한 빵을 조금 두텁게 만들면 샌드위치 빵으로 최적격이다.  한 때는 샌드위치에 맛있는 빵을 찾아다녔다.  바케트는 맛은 있는데 너무 딱딱하고, ciabatta는 샌드위치 속의 내용물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일반 식빵은 깊은 맛이 없고....  결국 심플하게 만든 포카챠가 최고라는 결론을 얻었다.

오늘은 허브 오일을 만들어 위에 발라주었다.  EVOo에다 다진 마늘, 이탈리안 파슬리,로즈메리를 넣고 데운 것이다.  타핑으로는 양파(보라색 sweet onion), sundried tomato, 보라색 Kalamata olive를 얹었다.  썰어놓은 양파에다 허브 오일을 조금만 넣고 후추도 좀 뿌린 후 기름이 고루 묻도록 뒤적거린 뒤에 올려주었다.

반죽 준비는 피자 반죽과 똑같이 하되 EVOo 를 1Tbsp을 더 넣어준다.  피자는 아작거리는 맛이 좋은데 포카챠는 식어도 보드라운 맛이 좀 있어야 하므로 기름을 넣어주는 것이다.

올릴 타핑을 준비하고 위에 발라줄 오일도 준비한다.
 
구울 그릇에 기름을 발라둔다.

 반죽을 다루는 데 있어서 포카챠와 다른 빵의 차이가 있다.  잘 부푼 반죽을 그릇에서 들어낼 때 개스를 빼지않고 오히려 개스를 잘 보유하도록 노력하며 그릇 가장자리를 둘러가며 먼저 떼어내고 굽는 팬 위에 그릇을 뒤집어 들고 있으면 반죽이 떨어진다.  반죽을 들어 두 손으로 아래쪽에서 구울 그릇에 맞게 스트레치한다.  적당히 되었으면 팬에 놓고 손바닥을 사용하지 않고 열 손가락 끝을 사용해서 원하는 모양으로 더 스트레치한 후(개스 방울들을 보존하기 위해서이다)  위 표면을 열 손가락으로 여기저기 눌러 홈들을 만든다.  그래서 빵이 다 만들어진 후에 보면 손가락으로 누른 부분은 얇고 안 누른 부분은 높으며 터지지 않은 개스 방울들로 인해 많은 구멍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스트레칭이 끝나면 위에 허브와 오일을 적당히 손으로 발라주고 타핑을 올린 후 부풀리는데 일반 빵처럼 2배까지 부풀리지않고 20-30%정도 부푼 것 같으면 350F(유리팬은 325도)로 예열한 어븐의 아래쪽 선반에 올리고 20-25분정도, 빵의 바깥 부분이 노릇노릇해지고 빵 위쪽도 아주 살짝 노릇해 질 때 까지만 구우면 된다. 그리고 어븐에서 꺼내자마자 팬에서 들어내고 wire rack 같은 곳에 올려 식히는데 그러지 않으면 빵이 눅눅해진다. .



집에서 만든 따뜻한 포카챠는 가게에서 파는 어떤 포카챠 보다도 더 맛있다.  그리고 피자와 마찬가지로 빵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부드러운 맛의 타핑들을 사용해야 한 입 전체가 맛 있다.

Bon Appetit!!!

Tip
허브 오일을 피자에 사용해도 아주 좋은데 허브 오일을 얇게 발라주고 페스토을 드문드문 올린 후 토마토 소스는 생략하고 포카챠에 올린 타핑들을 올리고 fresh 모짜렐라 치즈를 올리면 흰 피자가 된다.  피자를 어븐에서 꺼낸 후 팔라산 치즈를 갈아 올리는 것도 잊지말고..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병조림(Canning) 하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겨울이 오기 전에 뭔가를 저장해야 할 듯한 충동을 느낀다.  생명체로서의 본능일까?  그런 후 다시 생각해 보면 사시사철 같은 야채들을 늘 살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렇지만 시즌이라는 것은 있는거다.  노지에서 해를 보고 바깥 바람에 조금은 시달리기도 하고 곤충들의 방문도 받고 벌레들에게 뜯기면서 자라는 시즈널 야채가 나는 좋다.

야채와 비트
여름을 보내는 아쉬움에 야채들을 병조림 했다.  집에서 키운 야채들을 이렇게라도 좀 더 오래 갖고 있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일전에 PCC의 canning 클래스에서 맛 본 레시피를 그대로 사용했다.  병조림한 야채들의 아작함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고 허브와 spice들과 어울어진 국물에 올리브 오일과 Dijon mustard만 섞어 드레싱을 만들어 콩과 섞은 후 아루굴라나 오이, 토마토 같은 생 야채를 좀 섞으니 훌륭한 샐러드가 금방 만들어졌다. 이름은 'Giardiniera' 식초는 사과 식초만 사용했다.  이 레시피는 canning 책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canning 용 레시피들은 안전도 테스트를 거쳤기 때문에 절대 바꾸지 않는 것이란다. 그래서 어디서 구하든 아마 비슷할거다.

병조림 병도 바꾸기 시작했다.  Weck병(유리 뚜껑인 병; 발음은 웩이 아니고 Veck)들을 처음 사용했을 때에는 미국 병으로 병조림 하기가  더 쉽다고 느꼈는데 두번 세번 사용해보니 이 새 병들이 훨신 마음에 든다.  거기다 몇가지 더 점수를 줄 만한 디자인의 요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1. 보다시피 뚜껑까지 유리라 보기에도 좋고  BPA 같은 케미컬이 나올 우려도 전혀 없다 
  2. 뚜껑을 고정시키는 클램프를 끼우면 병조림하는 동안 병 속의 공기들은 빠져나가되 바깥에 있는 물은 전혀 들어가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미국 병은 잠글 때 적당히 잘 잠구어야 한다. '적당히'의 요령을 알아야 한다)
  3. 병조림이 실패했으면 고무링의 손잡이가 아래로 고개 숙이지 않고 또한 유리 뚜껑이 고정되어 있지 않아 금방 알 수 있다.  만약 6개월 후에 먹을려고 보니 뚜껑이 그냥 들린다하면 그 속의 내용물이 상한 것이므로 상한 음식을 모르고 먹는 것도 예방해준다. (미국병들은 뚜껑이 딱 달라붙어 있어 알 수가 없다)
  4. 병 입구의 크기가 3가지인데 Medium 싸이즈부터 내 손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넓어서 씻기도 좋고 내용물들을 담기도 편리하다.
  5. 이태리나 프랑스산 병들처럼 뚜껑이 병 몸체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그런 부분들이 망가져서 병 전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없다.  잘 깨어지지도 않겠지만 만약 뚜껑이 깨지면 뚜껑만 $1보다 적은 액수로 살 수 있다. 
  6. 이건 내 의견일 뿐인데 고무 링을 한번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사용했던 링을 보니 또 사용할 만하다. (미국 병의 뚜껑은 한번 이상 절대 사용할 수 없다).
  7. 병 뚜껑을 열 때 캔 오프너를 찾을 필요가 없다.  고무링의 손잡이를 당기면 프시~~하고 밀봉되었던 뚜껑이 자유로와진다.
  8. 병의 곡선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안전도, 실용성, 미적 감각등의 이 모든 점들을 감안하여 오랜 연구끝에 만들어 낸 때가 1900년이라는 것이 또 하나의 놀라움이었다. 독일에서...

최근 들어 미국에서 Homestead의 바람이 조금씩 불면서 병조림의 인기도 더불어 늘어나고 있는데 아직 이 독일 병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안타까운 점은 목성에서 사진 촬영까지 해 오는 나라에서 여러가지 문제를 갖고 있는 이 병조림 시스템을 별 생각없이 미국 전체가 그대로 받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Anyway,
이 병을 판매하는 곳들이 아직은 많지 않은데 이 기회에 참한 local 가게를 하나 알게 되었다. 구글 서치로 찾고는 그 다음 날 방문했는데 염려했던 바와는 달리 종류별로 모두 구비해 놓았고 박스로도 넉넉히 살 수 있는데다 엑스트라 뚜껑들과 고무링들도 크기별로 잘 준비되어 있었다.  일단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살 수 있어 좋았다.  가격은 인터넷으로 살 때 제일 싼 곳에서 배송비까지 포함한 가격보다 $1-$2 정도 싸다.  가게 이름은 Portage Bay Grange.(지도)  이곳에서 거름 만드는 재료도 bulk로 살 수 있다.  이 가게 북쪽으로 다음 블락에 있는 hardware 스토어인 Hardwick & Sons에서도 이 병들을 판다.  또 중요한 것은 Weck 에서 나오는 병 집개가 꼭 있어야 하는데 미국 병 집개로는 뜨거운 이 병들을 안전하게 들어올릴 수가 없다.  반대로 이 집게로 미국 병들을 안전하게 들어올릴 수 있으므로 이것 하나면 모든 병에 사용할 수 있다.

병조림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물 속에서 끓이는 것(water bath)과 압력으로 하는 방법이다.  나는 야채는 water bath로, 야채 국물은 압력으로 했다.

병에다 허브와 spice들을 먼저 넣는다. 
월계수 잎, 마늘, 통후추, 두가지 색 겨자씨, clove




양식 수프에 사용할 야채 국물들. 살 수 없는 맛!!

다목적 거름 만들기


시애틀이 위치한 Pacific Northwest의 기후에 알맞는 거름 만들기 

내가 좋아하는 growing vegetables ~west of the cascades~라는 책에서 Steve Solomon 씨가 제시하는 Complete Organic Fertilizer 레시피는 이 지역의 미국인 홈 가드너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레시피는 비가 많이 와서 씻겨나가는 미네랄이나 micronutrients를 매번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채소가 잘 자라기도 하지만 채소 자체의 영양도 더 좋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재료 구입은 화원, Home Depot, Lowes, Amazon(온라인 샤핑)등에서 한 두가지씩 살 수 있는데 우리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는 Sky Nursery에 가면 다양한 양으로 포장된 제품을 거의 모두 살 수 있다.  그런데 Sky Nursery보다 더 좋은 곳은 UW 근처에 있는 Portage Bay Grange라는 조그마한 가게이다. (지도)  homestead supply 가게인데 그 곳에 가면 원하는 만큼 덜어서 살 수 있기 때문에 레시피에 맞는 양 만큼만 살 수 있다. 거기다 가격이 좋고 도시 속의 시골처럼 신선해서 적극 추천한다.  원하는 만큼 퍼서 종이백에 담으면 한국의 60-70년대에 사용했던 그런 저울에다  달고 암산으로 계산해서 천연 소재로 만든 끈으로 돌돌 말아 묶어 준다.  은발의 젊은 주인 아저씨가.. (아쉽게도 아저씨가 2021년 초에 그만해야겠다고 하셨음.)   

책에서 이 거름을 다목적으로 사용하라고 하는데 밑거름으로, 웃거름으로, 또는 화분 흙에도, 씨 뿌리는 흙 등등에 사용하면 된단다.   양은 각 가정의 흙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정하게 정해줄 수는 없고 기온의 변화에 따라 채소의 성장이 다르고 따라서 요구되는 거름의 양도 다르기 때문에 적당히 사용해보고 좀 부족하다 싶으면 웃거름으로 더 주라고 한다. 대략 100 평방 피트에 1-2 갤런정도, 또는 식물 하나에 1/2컵 정도로 시작해보라고 한다. 상추나 시금치같이 잎을 먹는 채소에는 하나하나에 넣을 것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흙을 준비할 때 조금 섞으면 될 것이다.

이 거름을 지난 1년 남짓 미세스 리와 내가 사용해 왔는데 집에서 만든 퇴비와 함께 사용한 결과가 아주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한가지의 거름을 모든 야채에 사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 너무 좋다.  대신 열매 맺는 야채나 뿌리를 수확할 야채의 밑거름으로 섞을 때에는 생선 뼈 가루를 좀 더 섞는다.

나는 봄, 여름 야채에는 이 거름을 사용하지만 가을에 씨 뿌려 겨울을 보내고 봄까지 수확할 잎사귀 야채에는 이 거름을 섞지 않는다.  거름이 좋아 어릴 때 빨리 성장한 식물들은 겨울의 낮은 온도를 견디기 더 힘들기 때문이다. 천천히 야무지게 자란 채소들은 덮어주지 않아도 시애틀의 겨울을 대부분 잘 버텨내고 오히려 그 추위 때문에 더 달고 맛있는 야채가 봄에 풍성하다.

Steve Solomon이 권하는 거름 레시피

이분의 레시피도 세월이 감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니 그 분의 블로그를 직접 찾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 레시피 외에도 야채에 따라 많은 다양한 조언들이 있으니 직접 참고 하시길 권한다.

4 parts seed meal(cottonseed meal, Alfalfa meal, etc)
1/4 part ordinary agricultural lime, best finely ground
1/2 part agricultural lime (or 1/4 part gypsum)
1/2 part dolomitic lime
1 part bone meal, rock phosphate or high-phosphate guano
1/2 to 1 part kelp meal (or 1 part basalt dust)

중요한 성분 순서대로 나열했다면서 경제적으로 모두 구입하기 힘들면 cottonseed meal 과 lime만 사용해도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언급되어 있다.

내가 현재 사용하는 거름 레시피 (2021년에 update)

2017년부터 사용해 왔는데 잎들이 지나치게 무성히 자라지도 않고 여름 야채들의 잎과 열매가 적당히 잘 자라서 계속 이 레시피를 사용하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열매를 수확하는 여름 야채를 심을 때에는 밑거름 넣을 때 생선 뼈 가루나 rock phosphate를 쬐끔 더 넣어 준다. 

거름을 사용할 때 나의 바램은 식물들이 크게, 빨리 자라기보다는 제 속도에 맞게, 조금은 느리다 싶게 자라되 건강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겨울의 많은 비로 손실된 미네랄과 지난 야채들이 사용한 영양을 보충해 준다는 목적으로 집에서 만든 퇴비에 조금씩 섞어 사용하고 있다.  집집마다 흙의 상태와 기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본인의 야채들의 성장을 보고 양을 조절해야 할 것이다.  

자연에서는 거름을 추가하지 않아도 식물들이 잘 자람을 볼 수 있는데 우리는 같은 흙에서 계속 다른 야채들을 원하는 만큼 길러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거름과 퇴비의 추가가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식물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거름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물의 양이나 기온, 위치, 좋은 통풍, 햇빛 등등도 중요하고 씨로 부터 성장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건강한 어른 식물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10컵 cottonseed meal (또는 Alfalfa meal)
1컵 Agricultural lime (재료가 있으면 1/4컵은 gypsum으로 대체) 
1 컵 Dolomitic lime
2컵 fish bone meal (생선 뼈 가루) 또는 rock phosphate 또는 high-phosphate guano중에서 한가지만
2컵 kelp meal(미역 가루)  2컵중 1컵을 basalt dust로 대체해도 된다
1컵 Azomite (이 재료는 궁금해서 한번 구입했는데 있는 재료라 그냥 섞을 뿐이다. 섞어야 할 이유와 근거는 없다)

위의 재료들을 큰 그릇에 담고 고루 섞는데 돌가루들의 입자가 아주 곱고 쉽게 바람에 날림으로 섞을 때에는 바람이 없는 날을 선택하고 밖에서 섞어야 한다.  코로 흡입하지 않도록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도 좋고 천천히 뒤적여 섞어준다.  한번 만들 때 여러 차례 넉넉히 만들어 1갤런 정도 넣을 수 있는 air tight 한 통들에 담아두고 한 통씩 꺼내 놓고 사용한다.  그러면 오래 두어도 고슬고슬하다. 








채소밭 일지 10월 2일/허브 말리기

밤 기온은 40도를 겨우 넘어 춥지만 다행히 비가 오지 않고 낮에는 해가 나서 덜 익은 토마토와 고추들을 꾸준히 익혀주고 있어 정말 감사하다.

늦게 씨 뿌린 케일을 두 번째 솎아 주었다. 겨울을 잘 버틸려면 뿌리가 깊숙이 잘 내려야 할 것 같아 씨가 싹 트고 올라올 때부터 붙어 있는 씨들을 솎아내고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주며 점점 커질수록 더 넓은 공간을 허락해야 하기 때문에 사이사이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뽑아줄 것이다.  물을 줄 때에도 깊이 주어 물을 찾아 뻗어 나가는 뿌리가 깊이 내리도록 신경쓸 것이다.


허브 말리기 
겨울을 대비해서 양식에 필요한 허브들을 정리했다.  월계수 나무(bay leaf)는 가지를 몇 개 잘라 그대로 말리고 로즈메리(Rosemary)와 타임(Thyme)은 흙을 씻어 내고 말린다. 먼지가 좀 덜 앉도록 묶음 위에 종이 카바를 만들어 올리고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실내에서 말리면 마른 후에도 잎들이 녹색을 유지한다.   타임이나 로즈메리는 말린 후 가지에서 잎을 떼지 않고 담아 두었다가 사용할 때마다 두 손바닥으로 살살 비벼 필요한 만큼씩만 사용하면 편리하다.  oregano도 같은 방법으로 말리고 사용하면 되는데 비빌 때 냄새도 아주 좋다. 

월계수 잎은 가지에서 완전히 말린 후 하나씩 떼어다가 통에 담아두고 사용한다. 

Stevia나 Mint도 말렸다가 black tea와 함께 사용한다.






2012년 9월 21일 금요일

비닐 백으로 만든 열쇠 고리 지갑외...


비닐 백을 잘라 몇가지 더 만들어 보았다.  
한 친구도 알고 싶어하길래 봉투를 잘라 실로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더니 이렇게 예쁜 가방을 만들어 선물로 주었다.  이 백도 Fred Meyer 봉투로 만든 것이다.  


같은 실로 야채 담을 때 사용하는 자루(?)도 만들어 보았는데 손잡이만 달면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싶어 윗 부분만 몇단 만들어 손잡이를 붙였다.  아주 튼튼한 이 그물 백들을 버릴 때 마다 어딘가 용도를 찾아 재활용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밭에서 나오는 마늘, 양파등을 담아 그늘진 벽에 달아두기도 좋고  야채 담아두는 바구니 손잡이 마다 달아두니 정리가 돼서 좋다.   그물백 전체 길이를 사용해서 만들고 내용물이 적으면 중간을 묶어 사용한다. 이 그물은 코스코에서 캔터롭을 두 개씩 담아두는 것이다.

 

아래의 지갑 또한 같은 친구의 아이디어인데 조그만 손지갑을 만들어 열쇠 고리에 함께 달아 크레딧 카드, 운전 면허증, 그리고 약간의 현찰을 넣어다니면 따로 지갑을 챙겨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건망증 심한 나에게 너무나도 요긴하다.  PCC의 야채 담는 비닐와 Central Market의 그린색 비닐 봉투를 함께 사용했다. 그리고 지퍼 색을 다양하게 사용하면 전혀 다른 느낌의 지갑이 된다.   비닐이라 손에 자꾸 문지르는 것이 좋지는 않겠지만 가볍고 밝은 그린 색들이 시원해 보여서 여름용으로 만들어 보았고 겨울에는 wool을 사용해서 만들어야겠다. 




올 여름에 먹었던 꽃들

많은 먹을 수 있는 꽃들 중에서 몇가지만 맛이 궁금해 키워 보았다.  맛보다는 눈이 즐거운 꽃들을 밥상에 올리니 채소들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특히 Borage는 단맛이 있어 올 봄 밥상에 제일 자주 올랐던 꽃이다.  그런데 꽃들은 금방 시들어 야채처럼 두고 먹을 수 없으니 먹을 만큼씩만 따야 한다. 

먹을 수 있는 꽃들

Johnny-Jump-Up

Nasturtium

Calendula

Borage

무슨 야채꽃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팬지(비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