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8일 일요일

11월 말 채소들

 날씨가 더워질 때에도 그렇지만 기온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전체적으로 점점 기온이 낮아지고 있다.  이틀 후면 12월인데 야채들을 보면 아직 그다지 추운 것 같지 않다.  

나는 겨울 동안 흙들을 비워두지 않고 되도록이면 뭔가를 심어서 흙 속의 미생물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도 계속 활동 하도록 하고 그 뿌리들로 인해 흙이 단단해지는 것을 예방하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흙 위를 낙엽이나 wood chip으로 덮어 주었다.  





마늘은 2주전에 심어 낙엽으로 덮었고







오이와 토마토가 끝난 자리에는 watermelon 무와 시금치 씨들을 뿌렸는데 아직 어리다.  이번 겨울 동안의 변화와 봄에 어느 정도까지 커 줄 지 지켜볼 참이다.  여름 끝에 고수 씨들을 오이 옆에 묻었더니 꽃이 한창이다. 




씨가 영글었는지는 모르지만 shiso와 깻잎 꽃대들을 올 여름에 자란 자리 주변에 흩어 뿌리고 낙옆과 가지들로 덮었다. 겨우내 비로 인해 흙이 단단해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봄이 되면 탄소를 흙에 보태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씨들이 싹을 틔우면 나도 깻잎 모종을 준비하는데 그러면 왜 따로 모종을 준비하는가? 잎들이 더 부드럽기 때문이다.  억센 잎들은 국이나 찌개에, 부드러운 잎들은 쌈이나 샐러드에 좋으니까.



Leek 씨를 한봉투 다 뿌렸더니 미세스 리와 나누고도 넉넉하다. 딸기 심었던 자리에 심었는데  가을에 굵게 자라지 못한 Leek들은 봄에  굵어진다.



달팽이가 좋아해서 삶이 고달픈 horseradish  








일전에 바람이 세게 불던 날 케일이 넘어져서 뿌리가 뽑혔는데 그 위에 흙만 조금 덮어 주었더니 누워 자란다. 

토마토 사이사이에 심었던 양파들이 제대로 자라질 못해서 그대로 두었더니 2개로 나뉘어졌는데 봄이 되면 둘 다 굵어진다.






미세스리께서 모종을 솎으면서 주신 배추들이 잘 자라고 있다.  겨울동안 얼지않도록 보호해줄 수 있으면 지금은 질긴 이 배추들이 초봄에는 질기지도 않고 아주 맛있다고 하심.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밤에는 floating cover를 덮어줄 계획이다.

올 봄 Skagit Valley 냉이밭에서 냉이 3개를 뿌리채 가져와 여기 저기 심었는데 꽃들이 얼마나 많이 피는지 무서워 다 정리하고 하나만 남겨 두었다.  냉이와 Miner's Lettuce들이 뒤섞여 있다.  밭에 냉이가 왜 그렇게 빡빡하게들 자라는 지 이제 알 것 같다.  해마다 초봄이 되면 냉이를 맛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멀리 가지 않아도 되겠다.



방아들

Monster 박쵸이가 요 근처에 해마다 한 개씩 자란다.  달팽이는 제일 바깥잎들 먹고 중간부터는 내 몫

떨어진 씨들을 그냥 두고 크면 수확하는 갓들.  초봄에 날씨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면 쑥쑥 자라는데 그 때가 갓김치 할 때.

불쌍하게 생긴 대들의 뿌리가 바로 sunchoke.  요즘 조금씩 맛 보고 있지만 날씨가 추워질수록 맛이 더 좋아지며 미리 수확해서 보관하면 썪기 쉬운데 땅 속에 그대로 둔 채 필요할 때마다 캐면 늘 싱싱하다.  겨울에 땅이 얼어도 얘들은 멀쩡하다.  그리고 수확과 동시에 벌레 먹고 상처난 뿌리나 너무 작아 씻는 공이 아까운 뿌리들을 반뼘 정도 깊이에 묻어주고 대들은 뚝뚝 잘라 흙 속이나 위에 두면 내년 이맘 때까지 아무 할 일이 없고 여름에 물도 주지 않아도 된다.  난 해마다 그렇게만 심는데도 수확 때가 되면 넉넉하다.  흙에 묻는 모든 자연 성분들은 좋은 거름이 되며 내 경험으로는 그 정도면 늘 충분했다.   
 

부추는 겨울에는 땅 속에만 있기 때문에 빈자리를 그냥 두느니 고수씨들을 뿌렸다.  한 미국 친구가 늦가을 밭을 보고 싶다고 왔다가 이런 추위에 싱싱한 고수들을 보고 놀라던데 야채들이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추위를 잘 버텨낸다.  일반적으로 추울 때 자라는 야채들은 천천히 자라면서 잎들이 좀 더 두텁고 좀 더 질기긴 하지만 맛은 훨씬 더 깊고 달다.  나는 겨울에도 야채들을 덮지 않는다.  누가 누가 더 잘 견뎌내는 지 보기 위해서...   이렇게 겨울 난 야채들의 씨를 내년에 받으면 그 씨들은 이미 우리집 환경을 여러 세대 경험한 기록을 담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Sorrel들



사랑스러운 민들레!!  이 이탈리안 민들레를 올 해 처음으로 키우게 되었는데 내년에 많이 불어날 식구들을 기대하고 있다.  이 민들레는 한 여름에도 쓴 맛이 부드러워 비빔밥에 잘게 썰어 몇 번 넣다 보니 없으면 너무 서운해서 꼭 챙기게 된다. 일년 내내 한결같은 맛과 질감을 가진데다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민들레 혈통이다.






봄에 브락콜리 모종을 심으면 여름부터 곁에 계속 새싹들이 올라온다.  뿌리째 옮겨 심으면 이 아이들이 자라 겨울을 엄마보다 더 잘 버티고 내년 3월에 새 모종을 심을 때까지 있어서 1년 내내 수확할 수 있다.  겨울에는 꽃대의 크기가 작더라도 잎을 함께 수확하고 삶을 때 꽃대는 금방 익지만 잎들은 좀 더 오래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힌다.  씨 종자의 차이도 있겠는데 나는 해마다 Pcc에서 Rents Due 농장에서 오는 모종을 구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