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0일 토요일

산책중 만난 나무 이끼와 버섯들


 

늦가을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오늘의 숲에는 활엽수 잎들은 거의 다 땅에 내려와 있고 대부분의 버섯들도 끝난 줄 알았는데 몇몇이 새로 자라기 시작하는 모습들을 발견했다.  오늘은 특히 나무들을  덮고 있는 이끼들이 동글동글 뭉쳐져 있는 모습들도 사진으로 담아왔다.  

며칠 전에 딴 버섯의 정체를 알아보니 버섯 시즌의 마지막에 자란다고 해서  'Late Fall Oyster'이라고 불리는데 먹을 수 있다고 해서 몇개 끓여 맛도 보았다.  더 먹고 싶은 맛은 아니고 옅은 맛에 질감은 오독오독 씹히는 질감과 함께 국물을 약간 걸죽하게 만들었다.  맛까지 경험하니 기억이 오래 갈 것 같다.

최근의 많은 비로 시냇물이 철철 흘러내리고 연어들도 요즘 올라오고 있으며 촉촉한 수분을 머금은 낙엽들을 밟으며 걷다보면 구비 구비 돌 때마다 다른 향들이 코에 닿는다.  다양한 새 소리들까지 모두 사진에 담지 못함이 안타깝지만 각자의 기억속 경험들을 일깨워 잠시나마 숲을 다녀오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숲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도 몰랐었는데 올 봄에는 숲에서 음식도 만들어 먹고, 잠도 자고, 그냥 거기에 있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절실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3월 초에 6박으로 난생 처음 솔로 캠핑을 다녀왔다.   Orcas Island에 있는 Moran State Park를 선택했다.  3월 첫 주라 아직 날씨가 너무 춥긴 하지만 사람 없는 무시무시한 스테이트 파크의 짙고 긴 어둠속에도 있어 보고 싶고  새로 구입한 캠핑 스토브(Twig Stove; 나무 꼬챙이들을 연료로 사용)도 질리도록 가지고 놀고 싶었다.  나흘 째 되던 날 남편이  통고없이 와서  하룻밤 보내고 다음날 떠났는데 도착하고는 빈 캠프장에 자기가 왔다는 쪽지를 남겨 두고 그 큰 섬에서 날 찾기 시작한 것이었다.   co-op에서 샌드위치를 하나 사고 계산할려고 줄 서 있는데 안면있는 사람이 성큼 들어와 깜짝 놀랐다.  날 금방 찾은 것이었다.  연애 시절 이후로 이런 서프라이즈는 처음이었다.  아무튼 함께 저녁 모닥불을 활활 태우고 있자니 혼자 있었음과 함께 있음의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마지막 날 아침에는 Twig Stove에다 밥을 뜸들임까지 성공적으로 지어내고 나 자신에게 수료증까지 주고 여행을 마무리 했다.  



다시 오늘의 산책으로 돌아와서....


























Good night,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