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4일 토요일

Thermal Cooker 음식 자체 열로 조리하는 솥

 벌써 10년 가까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중고 가게에서 처음으로 이 스타일의 조리 도구를 보았는데 안에 솥이 있고 바깥 통이 있는데 전기 꽂는 곳이 없어 의아했다.  그래서 사지 않고 집엘 왔는데 그 궁금증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 구글해보니 Thermal cooker라고 불리는데 안솥에다 음식 재료들을 넣고 5분정도 끓인 후 바깥 통에 여러 시간 넣어두면 음식 자체의 열이 음식을 익힌다고 되어 있었다.  실험 삼아 음식을 해 보고 싶어서 중고 가게로 돌아가 사 가지고 와서 이것 저것 요리를 해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그 속에서 음식이 익었다.  

며칠 후 친구들이 왔다가 새 물건을 보고 궁금해 해서 설명했더니 칠순 중반인 베트남 친구가 이런 것이 자기는 꼭 필요하다면서 달라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나는 새 것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안솥 전체가 3중으로 되어 있는 zojirushi에서 나온 1 갤런 사이즈를 구입했다.  그런데 내가 구입하고 얼마 안 있어 더 이상 이 제품을 팔지 않아 그 때 친구가 가져가 준 걸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3중 냄비가 드물고 대부분 바닥만 두껍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다양하게 사용해 왔다.  한번은 오레곤 주에 있는 친구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싱글이고 음식을 잘 해 먹질 않아 내가 준비할테니 걱정말라 해 놓고는 아침에 출발할 때 두 개를 준비해서 떠났다.  하나는 타이 스타일의 야채 카레를 준비했고 다른 하나에는 국적없는 음식을 준비했는데 7시간 후 도착했을 때 음식들이 따끈하게 준비되어 있어 저녁으로 충분했다.  또 한번은 추운 날씨에 친구와 그린 레이크를 걸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점심 식사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과 빵을 야외에서 먹고 있자니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미소의 눈길을 보냈다.  봄에 캠핑 갔을 때에는 아래쪽에는 걸쭉한 국을, 윗칸에는 밥을 끓여 넣어 출발했더니 캠프장에 저녁에 도착해서 3월의 춥고 캄캄한 밤에 따뜻한 식사도 하고 남은 국의 양이 많아 3일동안 먹었다.  그렇게 먹고도 남은 밥과 국은 3일 째 밤에 동물들이 와서 부엌을 뒤집어 놓으며 깨끗하게 청소해 주었다.   

평소에 야채 국물을 종종 여기에 끓이는데 이것 저것 넣고 통에 넣어 두면 아무 소리없이, 전기에 꽂지 않아도 맛이 푹 우러나서 사용할 때마다 기특하다.  오늘도 아침에 장거리로 볼일 보러 나가면서 국을 끓여 넣어 놓고 출발했다가 오후에 돌아오니 따끈한 국이 준비되어 있어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늦었지만 아주 만족스러운 아침 식사를 했다. 남은 국은 다시 끓여 따끈하게 데운 병조림 병에 담고 쇠뚜껑으로 닫아 두면 국이 식으면서 탱~ 하는 소리와 함께 단단하게 밀봉되는데 그 상태로 냉장고에 오래 보관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한 병씩 나누기도 편리하다. 


다른 Thermal Cooker에 사용되는 그릇들을 중고 가게에서 또한 찾았다.  낮은 왼쪽 냄비는 뚜껑까지 내 것에 꼭 맞아 2가지 다른 음식을 할 때 사용한다.  아래에는 국종류, 윗칸에는 밥을 하니 참으로 편리했다.  물론 압력 솥이나 스토브에 직접 하는 밥에 비할 맛은 아니지만 그런 밥을 지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익은 밥이면 충분했다.  내가 갖고 있는 Thermal Cooker들의 용기들은 모두 induction 스토브에도 사용할 수 있어서 신속하게 끓일 수 있는 점이 아주 좋고  음식 양이 적을 때에는 작은 냄비를 사용하면 씻기가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