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일 화요일

새싹들의 댄스

 우리집 앞마당에는 달팽이들이 많아 콩씨를 심으면 백팔백중 다 사라지고 만다.  콩은 모종하기보다는 땅에 그냥 심는 편이 좋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모종으로 조금 키운 후 옮기는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soil block들을 이용해서 모종을 만든다.  

다른 씨들과 달리 콩 싹이 올라올 때에는 콩까지 달고서 올라오는데 올라오는 모습이 각양각색이라 재미있다.  아주 느린 춤을 추듯 다양한 곡선을 그리며 제 모습을 갖추어 간다.   모종하고 있는 종자는 Kentucky Wonder과 스페인 Basque 지방에서 온 black bean 인데 이 콩을 준 사람의 이름을 따서 우리는 Alfonso bean이라 부른다.  알폰소 콩은 다른 콩들에 비해 영그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래서 그런지 싹이 올라오는 것도 느리다.  


겨울내내 요긴하게 사용하는 야채중 으뜸으로 칠 수 있는 Leek은 주로 모종을 사다 좀 키워 옮기는데 겨울을 생각하면 욕심이 앞서 씨 한 봉투를 다 털어 심었다.  파 씨들은 접어진 상태로 어느 정도 올라오고 나서 굽어진 몸을 펴며 그 모습 또한 다양한 곡선을 그린다.  아주 아주 느린 춤을 관람하는 느낌이다.  이제 씨 하나가 춤사위를 시작한다. 
Leek 모종을 일찍 심으면 어떤 해에는 가을에 꽃대가 올라오기도 하는데 그럴때 그냥두면 봄에 그 옆에 새롭게 또 하나가 올라오기 때문에 연한 Leek을 얻을 수 있고 지금처럼 조금 늦게 키워 심으면 겨울이 될 때까지 꽃대가 올라올 찬스가 적어 겨울내내 굵은 Leek들을 얻게 된다.

작년 늦은 가을에 꽃 피운 아스파라가스에 동글동글한 오렌지색 열매들이 영글면서 씨들을 남겼는데 꼭 4개씩 들어있었다.   여름이 짧아 씨가 발아할 지 궁금해서 Stevia 씨들 곁에 함께 심었더니 이렇게 작고 귀여운 아스파라가스가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