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18일 화요일

채소밭 일지/8월

8/28 몇년 전에 씨를 심었다가 실패했던 나팔꽃을 다시 심어보았다. 이전에는 씨를 불리지 않고 심었다가 실패했었는데 이번에는 페이퍼 타올을 물로 적시고 그 속에 몇 알 넣어 껍질을 불렸더니 단단한 껍질들이 터지면서 싹이 나왔다. 초봄에 자라 이제는 늙은 sweet pea를 뽑아내고 몇 개 심었더니 사진보다 더 파란 나팔꽃들이 눈을 아주 즐겁게 해준다.
8/18 오늘 슈거 스냅을 모두 걷어 정리해버렸다. 끝 가지에 아직 열매가 열리긴하지만 나이가 들어 전체에 밀가루같은 곰팡이들이 잎사귀에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열매 몇개 더 기다리기 보다는 빨리 제거해 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뿌리를 캐 내다 보니 뿌리에 포도송이들처럼 희고 작은 송이들이 여기 저기 달려있다. 그 송이들은 콩이 질소(nitrogen)를 만들어 땅에 넣은 것들이다. 질소는 채소에게 필요한 중요한 3가지 영양소중 한가지인데 콩종류들은 자라면서 흙 속의 영양소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렇게 더해주기 때문에 콩을 심으면 흙에 영양제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오이 넝쿨도 나이가 들고 들어갈 때가 되니까 잎사귀에 곰팡이들이 많이 생겼길래 가루가 보이는 잎사귀들은 죄다 잘라내 버렸다. 한국 애호박이 더위가 지나고 날씨가 선선해 지면서 다시 되살아나 호박을 많이 키워내고 있다. 날씨 선선해진 이후 벌써 4개를 수확했는데 작은 것들이 아직도 많이 달려 크고 있다. 호박은 무조건 날씨가 뜨거워야만 잘 자란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나 보다. 날씨의 변화로 주춤하던 고추들이 이번주의 따뜻한 날씨로 먹을만큼 푹 자랄 것 같다.
8/30 8월 첫 주말에 씨뿌린 열무를 모두 걷어 열무 김치를 담구었다. 3주일 키웠더니 잎이 손바닥 한 뼘만큼 자랐는데 이 때 먹는 것이 연하고 맛있다고 한다. 매일 물을 주었더니 부드러워 만질 때 툭툭 부러진다. 오늘 걷어 낸 자리에 거름을 다시하지 않고 씨를 뿌릴 예정이다. Mrs. Lee께서 만든 열무 김치가 너무너무 맛있어 나도 그런 김치를 만들어보겠다고 뿌린 씨들이다.